스포일러 즐기는 TV

입력 2015-06-0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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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프로그램 ‘복면가왕’-‘마이 리틀 텔레비젼’의 초아(아래). 사진제공|MBC

‘복면가왕’ 시청자 추리 홍보효과 만점
‘마리텔’ 누리꾼들 방송 흐름 바꾸기도

예능의 재미를 저해하는 요소로 평가됐던 스포일러가 최근 프로그램의 맛을 살리는 조미료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새삼 그 양면성이 주목받고 있다.

색다른 시도의 포맷으로 상승세를 타는 MBC ‘일밤-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기의 8할은 시청자들의 댓글과 추리, 스포일러 등 적극적인 ‘참여’가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많다.

인터넷 생방송을 콘셉트로 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다음 TV팟의 실시간 방송을 지켜보며 출연자와 댓글로 소통하는 누리꾼들의 역할이 지대하다. ‘간섭’에 가까운 누리꾼들의 반응은 생방송을 이끄는 출연자들의 방송흐름에 큰 역할을 끼친다. 진행자들은 댓글을 실시간으로 훑어보며 아이템을 바꾸기도 하고, 사소한 질문에도 성의껏 답하며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를 토대로 컴퓨터그래픽이나 자막을 덧입힌 후 한층 풍성해진 콘텐츠를 정규 방송시간에 내보낸다.

‘복면가왕’은 스포일러가 프로그램 홍보에 큰 장점으로 활용되는 경우다. 매주 일요일 오후 ‘복면가왕’이 끝난 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가왕의 존재를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추리 열전이 벌어진다. 실제로 1, 2대 복면가왕에 오른 ‘황금락카 두 통 썼네’의 주인공은 누리꾼들에 의해 일찌감치 에프엑스의 루나로 좁혀졌다. 여느 경연 프로그램이었다면 김이 샐 법한 추리이지만, 오히려 추측이 사실이 되는 짜릿한 쾌감을 안기며 시청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복면가왕’ 민철기 PD는 2일 “스포일러가 분명한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복면가왕’의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큰 편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시청자들의 활발한 추측과 스포일러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제작진 입장에서는 적당한 ‘밀당’을 통해 시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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