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홀릭] 고배당 터지면 마사회 손해가 크다?…NO

입력 2015-06-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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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 배당·매출액의 오해와 진실


베팅금액은 고객 상호간 먹고 먹히는 게임
마사회, 작년 총매출 7조6000억중 수익은 4%
고객환급금 73%·세금 18%·운영비 5% 차지


“아니 경마매출액이 7조6000억원이나 돼? 마사회 앉아서 돈을 긁어모으는구먼. 저거 다 고객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거잖아.”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들은 말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마사회 돈벌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야” 하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그럴까.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오해에 대한 사전풀이다. 오해는 진의와 관계없이 상대를 미워하고 궁지에 몰아넣는다.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고약한 녀석이다. 오해의 반대편엔 진실이 있다. 진실을 알면 오해가 풀린다. 오해를 풀면 서로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 경마경주서 고배당이 터지면 마사회는 손해다?

경마에 대한 오해 중에 대표적인 게 경마 배당에 관한 것이다. 몸풀기용 문제 하나. 경마에서 1000배의 배당이 터질 때와 10배의 배당이 터질 때, 한국마사회는 어느 쪽이 이익일까.

경마가 개최되는 주말이면 서울과 부경-제주경마공원, 장외발매소에선 배당률 전광판이 수시로 바뀐다. 고객들이 우승마를 예상하며 베팅을 하는 순간 발매전산 프로그램에 의해 10초 단위로 배당률이 표시된다. 또한 한국마사회에서는 단승, 연승 복승 등 각 승식별 베팅의 총액을 함께 공지한다. 총 베팅액은 얼마이고, 출주마마다 경쟁률 등이 게시된다.

경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경마경주에서 저배당이 터지면 마사회가 크게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사회가 주체가 돼 베팅액을 모아 배당금을 나눠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은 마사회를 상대로 돈을 거는 것이 아니라 고객 상호간에 돈을 거는 것이다.

이런 베팅 시스템을 ‘패리뮤추얼(Parimutuel)’이라고 한다. 전 세계 경마시행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베팅방식이다. 그러나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내기의 배당률은 고정된 것이었다. 이른바 고정승률방식이다. 패리뮤추얼 방식은 고정승률방식보다 진보된 방식이다. 자, 이제 문제에 대한 답이 나왔다. 그렇다. 배당률과 마사회의 손익과는 관계가 없다.


● 경마 매출액이 모두 마사회 돈이 아니라고?

경마 매출액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은 듯하다. 문제 둘. 한국마사회 총매출액 중 순수 이익은 몇 % 쯤 될까. 50%? 20%? 10%? 5%?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마사회 경마 총매출액은 7조6464억원이었다. 총매출액서 고객환급금을 뺀 순매출액이 2조526억원. 그러나 순매출액이 고스란히 마사회 금고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마사회의 매출액 처리 기준을 보면 매출액의 73%는 패리뮤추얼에 해당하는 고객 환급금으로 빠져나간다. 지난해의 경우 5조5938억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세금이다. 매출액의 18%에 달한다. 여기엔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와 지방세인 레저세, 지방교육세, 재산세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엔 세금으로 1조4236억원을 납부했다. 이 밖에 경마 운영경비가 5% 차지한다. 매출액에서 이들을 모두 제외하고 남는 것이 이익금이다. 매출액의 4%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마사회는 경마팬들이 100원을 베팅하면 4원이 남는 셈이다.

그렇다고 매출액의 4%인 이익금(순이익) 모두 ‘인 마이 포켓’하는 것이 아니다. 순이익의 70%는 특별적립금으로 납부한다. 특별적립금 중 80%는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하고 20%는 농어촌복지사업이나 공익기부금 등에 지원된다. 또 순이익의 20%는 경마사업 확장적립금으로, 10%는 이익준비금으로 들어간다. 결국 경마매출 100% 중 마사회의 순수 이익금(말산업 투자재원)은 전체매출액의 1.2%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국마사회의 매출은 2012년 7조8397억원을 정점으로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년 1000억 원가량씩 감소하고 있다. 경마 매출이 줄면 세금감소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도 활기를 잃을 수 있다. 경마를 도끼눈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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