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선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메이저리그에서도 드문 ‘트랜스포머’선수다. 어느 타순, 어느 포지션에 둬도 제 실력을 발휘하는 피츠버그 강정호(27)얘기다. 그는 실력 하나로 ‘한국프로야구는 아직 수준이 낮다’, ‘동양인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부수고 있다.
강정호는 18일(한국시간) US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4연속경기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지만 부담감은 없었다. 첫 타석이었던 1회 1사 1루서 상대 선발 존 댕크스의 초구를 공략해 우월 2점홈런을 때려냈다. 5월 29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16경기 만에 터트린 시즌4호 홈런. 이후 우익수플라이, 헛스윙 삼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4타수 1안타(타율 0.281→0.280)에 그쳤으나, 1회 홈런은 팀의 3-2 승리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강정호가 4번 타순에서 활약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시즌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대타를 거쳐 조금씩 선발로 기용되는가 싶더니 어느덧 당당히 4번타자가 됐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물음표로 시작해 느낌표로 바꿔가고 있는 강정호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은 “(강)정호가 4번을 꿰찬 것도 대단한데 잘 치더라. 잘 치고 수비도 잘하지만 베이스러닝도 잘한다”며 “일본에서 넘어간 내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실패하면서 ‘동양인 내야수는 성공하지 못 한다’는 인식이 있었고, ‘한국야구는 일본리그보다 수준이 낮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정호가 깨고 있다. 정호의 활약 덕분에 앞으로 한국을 찾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