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옛 사제지간의 훈훈한 덕담에 웃음꽃 가득
19일 kt-KIA전이 펼쳐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경기 전 3루쪽 원정팀 덕아웃에서 훈련 장면을 지켜보던 kt 조범현 감독 앞에 갑자기 건장한 4명의 청년이 일렬로 섰다. 그리고 “차렷, 감독님께 인사!”라는 구령에 맞춰 4명이 동시에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쳤다. KIA 최고참 서재응과 주장 이범호, 에이스 양현종과 나지완이었다. 이제 몇 남지 않은 조 감독의 KIA 사령탑 시절 제자들이다.
서재응은 “요즘 kt가 진짜 강하다. 내 등판 순서가 아니라서 다행이다”고 했고, 이범호는 푸근하게 웃으며 “최근 가장 무서운 팀을 만났다”고 했다. 양현종은 수줍게 서 있다가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나눠주려고 챙겨온 장갑 하나를 들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에 조 감독은 “우리가 (서)재응이는 안 만나서 다행이다”, “(이)범호는 이제 잘 치더라”, “(양)현종이 공 진짜 좋다”며 한 명 한 명에게 덕담을 건넸다. 최근 타격 슬럼프로 고생하고 있는 나지완에게는 “마음 편하게 해라. 운동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격려했다.
몇 마디 더 대화가 오간 뒤 조 감독은 이들을 배웅하며 “김(기태) 감독 잘 모셔라. 감독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하고, 선수들 잘 이끌어라”고 당부했다. 그라운드는 치열한 전장이지만, 한발 비켜선 덕아웃에선 모처럼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