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신치용은? 40대 감독들 첫 시험대

입력 2015-07-0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1일 개막하는 2015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40대 감독들의 지도력이다. KOVO컵을 통해 데뷔하는 삼성 임도헌, 현대캐피탈 최태웅, KB손해보험 강성형 감독과 3년 만에 복귀한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왼쪽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이 보여줄 ‘젊은 배구’가 궁금하다. 사진|스포츠동아DB·부산케이티농구단·우리카드

■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 11일 개막

삼성 임도헌·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데뷔
김세진 등 40대 감독 새 배구 패러다임 기대
신영석·진상헌 포진…최강 전력 상무 변수
용병 없이 대회…프로팀 ‘지면 망신’ 긴장


2015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가 11일 청주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통합 청주시 1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대회다. V리그를 경험하지 못했던 청주시민들에게 프로배구의 매력을 보여주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당초 일정대로 펼쳐진다. KOVO컵 대회는 2006년 양산을 시작으로 마산, 부산, 수원, 안산에서 개최됐고 올해 청주대회가 10회째다. 이번 대회 남자부 판도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 포스트 신치용과 40대 세대교체론

2014∼2015시즌을 끝으로 신치용(60) 삼성 감독이 퇴진하면서 V리그 남자부는 젊어졌다. 20년간 국내배구계를 이끌며 치밀한 선수관리와 분업배구로 한국형 배구의 패러다임을 만들었던 그가 이렇게 전격적으로 물러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제자인 김세진(41) 감독의 OK저축은행에 패한 것이 결정을 앞당겼지만, 계기는 따로 있었다.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 다만 밀려나갈 뿐이다. 그래서 밀려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던 평소 그의 말대로, 장강의 긴 물줄기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신치용 전 감독의 퇴장으로 남자프로배구는 권력의 공백기를 맞았다. 누가 그 빈자리를 메울지 기대가 큰 가운데, 40대 사령탑들이 저마다 자기 색깔의 배구를 준비하고 있다. KOVO컵을 통해 사령탑 데뷔전을 치르는 삼성 임도헌(43), 현대캐피탈 최태웅(39) 감독과 3년 만에 컴백한 우리카드 김상우(42) 감독이 보여줄 배구가 궁금하다. 지난 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맡았던 KB손해보험 강성형(45) 감독에게도 이번 KOVO컵이 감독 데뷔전이다. 김세진 감독과 지난해 컵대회 우승팀 대한항공 김종민(41) 감독도 젊은 40대다. 한때 40대 기수론이 국민에게 어필한 적이 있다. 우리 배구도 이제 40대 새로운 기수가 새로운 방향을 보여줄 때다.

남자부 사령탑들 가운데 신치용 전 감독의 제자는 한국전력 신영철(51) 감독을 포함해 5명이다. ‘이 가운데 누가 가장 애착이 가느냐’고 물었지만 스승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누가 가장 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임도헌”이라고 답했다. 다른 4명은 선수로 함께했지만, 임도헌 감독은 코치로서 지낸 것이 다르다고 했다. 10년간 곁에서 감독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고민하는지 지켜본 사람이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0대 감독들의 인생 마라톤은 이번 KOVO컵부터 시작한다.


● 지면 망신이다! 신협상무 변수


초청팀으로 참가한 신협상무는 3년여 만에 V리그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 2012년 승부조작 파문의 직격탄을 맞고 스스로 V리그에서 퇴장한 이후 처음이다. 현재 각 팀의 많은 주력선수들이 상무에 있다. 국가대표 주전 센터 신영석-진상헌이 중앙에 버틴다. 윙 공격수 안준찬-김정환, 세터 이효동-조재영, 리베로 정성민 등이 있어 전력의 짜임새는 어느 프로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10월 2일부터 벌어지는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역대급 전력을 구축했다. 상무의 등장으로 남자부 A조의 대한항공,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잘해야 본전, 지면 망신’이라는 생각에 프로팀에는 부담스런 경기가 될 것이다. 외국인선수가 출전하지 않아 높이나 파워에서도 상무가 프로팀에 별로 밀릴 게 없다. KOVO(한국배구연맹)는 “상무가 우승할 경우 아마추어팀이지만 상금도 모두 가져간다”고 밝혔다.




● 대표선수들도 출전, 먼저 지는 팀부터 대표팀에 복귀


31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지는 제18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지만, KOVO컵 대회의 흥행을 위해 대한배구협회가 양보했다. 6월 29일 5개 프로팀 감독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다. 이에 따라 당초 9일 국가대표팀으로 복귀하려던 대표선수들은 일정을 뒤로 늦췄다. 대표선수들은 이번 KOVO컵에 참가한 뒤 소속팀 성적에 따라 국가대표팀 복귀 일정이 결정된다. 예선에서 먼저 떨어진 팀부터 복귀한다. 대한배구협회가 프로팀들의 편의를 봐준 대신,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는 모든 프로팀이 국가대표팀 차출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대표선수들의 참가로 청주시민들에게 더 멋진 볼거리가 생겼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