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크라우드 펀딩 영화 ‘세븐틴’ 개봉

입력 2015-07-1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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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제작돼 16일 현재까지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일반 관객의 자발적 모금 참여를 통해 제작비를 모아가는 것으로, ‘연평해전’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 같은 방식은 이미 1990년대부터 영화계 일각에서 꾸준히 시도됐다.

1998년 오늘, 영화 ‘세븐틴(사진)’이 개봉했다. ‘세븐틴’은 그해 봄 약 한 달여 동안 2억7000만원의 제작비를 일반 관객의 투자를 통해 마련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젝스키스의 전 멤버(강성훈 은지원 김재덕 이재진 고지용 장수원)를 출연시키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특별한 제작비를 마련하며 시선을 모았다.

정병각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10대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이야기. 젝스키스 여섯 멤버들과 함께 이제는 고인이 된 이혜련을 비롯해 김지혜, 김은미 등 여고생 연기자들이 가세했다.

‘세븐틴’의 제작사인 태흥영화사는 이에 앞서 12억∼15억원가량의 총제작비 가운데 20%선인 2억∼3억원을,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로 마련한다고 밝혔다. 1인당 최대 100만원의 투자를 받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영화가 흥행하면 이익금을 배당하는 것은 물론 실패하더라도 그 원금을 반환하겠다는 ‘파격적’ 설명도 나왔다. 이미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같은 방식으로 제작됐지만 원금 반환은 처음이었다.

이는 오로지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 여전히 외화에 밀려 침체 상태에 놓인 한국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였다. 이를 이끈 태흥영화사는 당시 국내 유력 영화제작사로, ‘장군의 아들’ 시리즈와 ‘서편제’ ‘아제아제 바라아제’ ‘무릎과 무릎 사이’ ‘장미빛 인생’ ‘기쁜 우리 젊은 날’ ‘경마장 가는 길’ 등 잇단 문제작을 내놓았다. 2000년 한국영화 최초로 ‘춘향뎐’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했고, 2002년에는 ‘취화선’으로 역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임권택)을 안았다.

‘세븐틴’의 제작비 공모에는 270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이를 이끈 이태원 태원영화사 대표는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들의 소개서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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