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무방비 대회 축소…허술한 하이트챔피언십

입력 2015-07-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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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은 폭우로 인해 2라운드 경기를 취소해 4라운드 72홀에서 3라운드 54홀로 축소해 운영됐다. 폭우 속에서 경기를 하던 하민송이 우산을 쓰고 티잉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KLPGA

폭우 쏟아지자 4시간여 대기하다 취소
예고된 폭우…예비일 지정 조차 안해
메이저 대회 불구 4R 진행 의지 부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이 기상악화로 인해 72홀 4라운드 경기에서 54홀 3라운드 대회를 축소했다.

KLPGA는 24일 폭우가 쏟아지자 2라운드 경기를 취소했다. 오전 7시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1시간23분 만에 경기를 중단시켰고, 이후 4시간2분 동안 대기하다가 낮 12시5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KLPGA는 얼마 뒤 선수들을 클럽하우스 식당으로 모이게 한 뒤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2라운드 경기가 4시간 정도 지연된 탓에 지금 당장 경기를 속개하더라도 마지막 출발 선수가 이날 9홀 경기를 끝내지 못하면 다음날로 경기를 순연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취소한다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경기 취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 KLPGA의 대회 규정에는 36홀 이상만 경기하면 정식 대회로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대회 성립에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메이저 대회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최소 4라운드로 진행하려는 준비와 노력의 부족이다.

애초부터 준비가 부족했다. 이번 대회는 천재지변 등에 대비해 별도의 예비일을 지정해 두지 않았다. 예비일이란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때 하루 더 연기해 월요일까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의 묘다. 강제조항은 아니다.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은 KLPGA투어 중 단일 스폰서 대회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올해 16회째이며 2009년(10회째)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타이틀스폰서인 하이트진로 역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16년이라는 역사에 비하면 대회의 질적 향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메이저대회에 맞는 운영도 부족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충분히 예비일을 지정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먼저 상반기 마지막 대회다. KLPGA투어는 이후 일주일 동안 휴식에 들어간다. 시간에 쫓길 일이 없었다. 또 대회가 열린 블루헤런골프장은 하이트진로에서 운영하고 있어 얼마든지 탄력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기상 상황도 예측이 가능했다. 대회전부터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러나 주최측은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 준비가 부족했으니 긴급한 상황에서 노력도 할 수 없었다. 메이저대회의 권위와 명성은 홍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준 높은 운영이 아쉽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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