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우리팀 모두 강정호 활약에 뿌듯”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김하성 “이제야 선배 진짜실력 나온것”
염경엽 감독 “ML 적응 완전히 마쳤다”

덩치 큰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는 강정호(28·피츠버그)를 보는 것은 친정팀 넥센 동료들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강정호는 29일(한국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경기에서 7-7 동점인 9회초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또다시 미네소타의 ‘올스타 마무리’ 글렌 퍼킨스를 무너트렸다.

넥센 주장 이택근은 이날 야구장에 나오기 전 강정호의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했다. 그는 “마무리 공만 잘 치지 말고, 선발 공도 잘 쳤으면 좋겠다”며 웃은 뒤 “(강)정호가 너무 잘하고 있어 기분 좋다. 여기서도 많이 응원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올 시즌을 마치면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진출이 가능한 박병호는 “나를 포함해 우리 팀 선수들 모두 (강)정호의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잘했을 땐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첫 시즌을 잘 치르는 것 같아 보기 좋다”며 흐뭇해했다.

강정호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물려받은 김하성은 “하이라이트를 계속 챙겨보고 있다. 원래 잘하시던 선배 아닌가. 이제 그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가 완전히 적응을 마쳤다”며 기뻐했다. 그는 “마무리를 상대로 잘 치는 건 (강)정호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승타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구속이 148∼149km인데 그 야구에 적응을 한 것이다. 과거 한국프로야구에서도 142km만 돼도 못 치던 때가 있었다. 투수들의 구속이 점차 상승하고, 외국인선수가 들어오면서 다들 적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호의 활약은 단순히 개인의 활약이 아니었다.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은 첫 야수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강)정호가 잘 쳐주는 건 우리나라 리그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전까지 우리 타자들을 안 보지 않았나. 이제 KBO리그의 타격 수준을 높게 쳐준다. 일본도 이치로가 가면서 바뀌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강정호의 활약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아마 (박)병호가 좀 편해질 것이다. 떠날 확률이 높아지면, 난 좋은 게 아닌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목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