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해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9일 대구구장. 무더위 속에서 타격훈련을 시작한 NC 박민우(23)를 향해 삼성 박해민(25·사진)이 달려갔다. 둘은 지난해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신인왕을 다퉜던 사이. 게다가 올해는 도루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도루 33개로 1위에 올라있던 박민우를 3위 박해민(31개)이 맹렬히 뒤쫓고 있는 형국이었다.
박해민이 박민우를 찾아간 이유는 “배트를 하나 빼앗아 오기 위해서”였다.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0.390)을 자랑하는 박민우에게 ‘기(氣)’를 받겠다는 의도였다. 박민우의 배트 무게는 860g. 900g이 넘는 박해민의 경기용 배트에 비해 한참 가볍다. 그래도 박민우는 새 배트들 가운데 하나를 정성껏 골라 박해민에게 건넸고, 박해민도 배트 포장을 뜯은 뒤 자신의 배트들 옆에 조심스럽게 세워놓았다.
안 그래도 둘은 서로를 인정하는 선의의 라이벌이다. 필드 안에선 호시탐탐 승리를 노리지만, 경기가 끝나면 서로를 격려하며 나란히 앞으로 나아간다. 박민우는 “해민이 형이 나보다 스피드가 빠르고, 슬라이딩을 훨씬 잘한다. 그래서 도루 성공률도 나보다 높은 것 같다”며 “내가 1위를 잠시 맡아놓고 있지만 언제 다시 추월당할지 모른다”고 박해민을 치켜세웠다. 지난해 신인왕을 박민우에게 내줬던 박해민도 “민우가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빠른 편이다. 또 리드 폭이 넓어서 도루를 할 때 반 발짝 정도 더 유리한 것 같다”며 “3루 도루를 특히 잘하는 것 같다. 나도 민우처럼 누상에 더 많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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