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박병호-김민성(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염경엽 감독, 시즌 초 구상했던 라인업
마침내 꽃놀이패를 쥐었다. 막강한 타선에 마지막 ‘용의 눈’을 찍었다.
후반기 넥센의 변화는 ‘2년 연속 홀드왕(2013∼2014년)’ 한현희의 불펜 복귀만이 아니다. 한현희의 보직 이동이 알려졌던 22일 잠실 LG전에선 타순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다. 유한준이 3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4월 12일 목동 kt전 이후 101일만이었다. 유한준의 이동으로 빈 5번타자는 김민성의 몫으로 돌아갔다.
넥센은 시즌 초반 4승8패로 부진했다. 타선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4번 박병호의 뒤에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냈던 5번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이 도드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테이블세터 서건창과 이택근이 부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상위타순이 헐거워졌다. 득점을 내기 위해 4∼7번 타순에 전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유한준에게 5번을 맡겼고,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5번으로 나선 4월 10경기에서 타율 0.483에 5홈런을 기록했다. 숨은 조연에서 당찬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전반기 타율 0.382, 18홈런으로 박병호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넥센이 꾸준히 4위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유한준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타순을 조정했다. 아직 서건창이 부상 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고종욱을 비롯한 테이블세터가 안정세를 찾았다. 유한준은 7월 들어 0.406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2홈런에 그치며 장타율이 떨어졌다. 반면 김민성은 타율 0.307, 3홈런에 장타율 0.520로 고공행진 중이다. 유한준이 3번에서 기회를 만들고, 박병호와 김민성이 해결하는 그림이다. 이는 당초 염 감독의 구상과 맞아떨어진다. 스프링캠프에서 유한준(3번)∼박병호(4번)∼김민성(5번)으로 짜여진 클린업트리오를 테스트했다. 결국 유한준의 3번 복귀는 팀 타선이 염 감독의 그림대로 맞춰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