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독설여신 유수연의 인생독해법

입력 2015-07-30 1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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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독해의 첫 열 장을 넘기고 든 생각은 “유수연이 달라졌네”였다.

유수연이 누군가. ‘독설여신(실은 독설마녀일 것이다)’로 불릴 만큼, 젊은 세대들에게 따끔하다 못해 피멍이 들 정도로 독설 몽둥이를 날려 온 사람이 아니던가.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전쟁터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해져야’한다고 포효했던 유수연이다.

그런데, 유수연이 달려졌다. 저자 유수연은 인생독해의 프롤로그에서 “언제부터인가 나의 책이 사람들에게 자기계발과 성공을 강요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커졌다…. (중략) … 나는 어느새 왜 그러한 독설의 언어로 살아왔는가에 대한 설명 없이 그저 이 시대의 성공원리만을 설파하는 상징이 된 것 같다”고 썼다.

그리고 “(요즘 세대는) 너무나 강한 부모 세대에게 눌리고, 사회 혼란과 개인의 불확실한 미래에 눌리면서 자꾸만 작아지고 있다. 그들에게 함부로 희망을 말할 수 없는 나도 같이 작아지고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유수연은 더 이상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을 가지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그들의 희망이 너무 허황돼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물질적인 욕망, 소위 성공이라는 뜬구름 잡는 식의 희망을 언급하며 외부적인 것에 집착하는 그들의 희망에 대해 “차라리 욕심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수연은 “아무도 답해주지 못하는 질문들의 답이 책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고민의 답을 찾았고, 내 삶의 정의들을 세웠다”고 했다. 책을 읽음으로서 독자는 통찰력을 대가로 얻는다. 유수연에게 통찰력이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자신의 주변을 재배열하는 힘’이다.

유수연은 인생독해에서 자신에게 통찰력을, 주변을 재배열하는 힘을 선사했던 책들을 소개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페스트’,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부터 스티브잡스의 인문학,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이솝우화의 ‘사자와 곰과 여우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유수연의 독서는 깊고 넓다.

저자의 견해는 독하고 각별하다. 끄덕끄덕 쉽게 턱이 움직이는가 하면 “이 사람은 이 책을 이렇게 읽었나” 싶을 정도로 눈이 다르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묘하다. 동그란 눈을 하고 책을 읽어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저자의 논리가 슬그머니 머리를 통해 마음으로 스며들어온다.

저자 유수연은 “운과 기회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만이 만날 수 있다”며 “인생에서 다양한 시도들로 자신만의 풍성한 여행을 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글을 맺는다.

인생독해는 더 나은 인생을 보장해 주는 책은 아닐지 모른다. 대신 인생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준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최고’로, ‘최선’으로 알아온 것들이 어쩌면 ‘최고’와 ‘최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돌아보게 해준다.

그런 다음에 독자는 인생을 자신만의 언어로 읽을 수 있게 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주입시켜 온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수연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언어로 이야기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언어로 유수연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1000권의 책을 읽어도 우리 앞에 놓은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희망은 불투명하다. 불확실한 미래와 불투명한 희망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 안의 작은 우주를 흔들림 없이 붙들어야 한다.

유수연은 말한다. “그 답은, 여전히 책 속에 놓여 있다”라고.


● 저자 유수연은?

영단기 토익대표 강사이며, 유스타 잉글리시 어학원 대표이사, 유수연 영어연구소 소장,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SBS라디오 ‘유수연의 웁스 잉글리쉬’를 진행했으며, tvN ‘스타 특강쇼’,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EBS ‘나의 성공비결’에 출연해 독설강의로 2030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23살의 선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찾다’, ‘유수연의 독설’ 등의 책을 썼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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