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박병호 ‘ML 공략법’ 투심에서 찾다

입력 2015-07-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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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는 투심패스트볼 공략에 성공하면서 최근 들어 빠르게 홈런을 쏟아내고 있다.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해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박병호가 29일 목동 kt전에서 호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외국인투수 투심패스트볼 투구 비율 높아
초반 몸쪽 투심에 고전했으나 곧바로 적응
팔 빨리 빼고 앞에 두고 타격 ‘진화의 증거’


3년 연속(2012∼2014년) 홈런왕 넥센 박병호(29)가 페이스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홈런 부문 10위 밖으로 밀려나며 생산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어느새 33홈런을 때리며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동안 몸쪽 공 공략에 애를 먹었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29일 목동 kt전에서 외국인선발 저스틴 저마노를 상대로 날린 중월2점홈런은 큰 의미가 있었다.


● 늘어난 몸쪽 승부…투심에 고전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5월초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하고 워닝트랙에서 잡히기 일쑤다”며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늦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병호를 상대하는 투수들이 집요하리만치 몸쪽을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박병호의 유일한 약점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투수는 일반적으로 바깥쪽으로 8개, 몸쪽으로 2개의 비율로 공을 던진다. 하지만 박병호 타석에선 몸쪽 공이 4∼5개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먹히는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펜스 앞에서 아웃됐다.

외국인투수들의 성향이 한몫했다. 조쉬 린드블럼(롯데), 에릭 해커(NC), 타일러 클로이드, 알프레도 피가로(이상 삼성), 루카스 하렐(LG) 등 대다수 외국인투수들은 투심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한다. 국내투수들 중에서도 송승준(롯데), 손민한(NC) 등이 투심 비율을 높였다. 투심은 흔히 알려진 직구, 즉 포심패스트볼의 변형이다. 공에 무브먼트를 줘 끝에서 약간 휘어져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우투수가 던진 투심은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우타자의 몸쪽으로 꺾인다.

넥센 손혁 투수코치는 “외국인투수들은 어릴 때부터 포심과 투심을 함께 던진다. 무브먼트가 있는 투심을 쉽게 던지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넥센 베테랑투수 송신영은 “투심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 그립에 따라 몸쪽이나 바깥쪽 모두 던질 수 있는 공이다”고 설명했다. 투심 공략이 쉽지 않은 이유다.


● 박병호의 결정적 진화…빅리그 적응력 높인다!

넥센 심재학 타격코치는 “박병호한테 투심이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이어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면 투심은 손잡이 쪽으로 꺾여 들어오기 때문에 빗맞거나 땅볼 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원래 테이크백이 크지 않은 타자다. 투심과 몸쪽 공 적응을 위해 허리를 회전하면서 왼손을 재빨리 놓는다. 임팩트 순간 상체를 눕히되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면서 홈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심 코치는 “박병호의 진화는 큰 스윙보단 팔을 빨리 빼면서 앞에 두고 치는 것이다”고 귀띔했다.

29일 kt전에서 때린 홈런이 몸쪽으로 향한 저마노의 투심이었다. 6월 28일 롯데 이상화를 상대로도 투심을 공략해 홈런을 뽑아낸 바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선 땅볼 유도를 위해 투심을 구사하는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KBO리그 내 외국인투수들도 마찬가지. 올 시즌을 마치고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박병호이기에 투심 공략은 고무적이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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