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상류사회'는 시작 전부터 많은 방송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작품이었다. 동시간대 방송 중인 '후아유-학교 2015', '화정'이라는 거대한 경쟁 상대는 물론 전작인 '풍문으로 들었소'의 여운도 가시지 않은 상태였던 만큼 '상류사회'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한 사람은 없었다.
이에 유이는 "부담감이 정말 심했다. 떨쳐보려고 했지만 떨쳐낼 수가 없었다"면서 "우리 배우들은 '잘 할 수 있을거야'라는 구호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우리 '상류사회'에는 드라마를 확 이끌어 줄 톱스타도 없었고 다들 경력이 짧은 배우들만 한데 모여 있었어요. 그런데 부담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점차 촬영이 진행될 수록 시청률로 다른 드라마를 이겨보고 우리 촬영 현장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걸 보면서 신이 나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유이는 이 '상류사회'의 여주인공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러브라인 담당은 아니었다. 창수(박형식)-지이(임지연) 커플에게 러브라인이 넘어가면서 그는 장윤하라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했다.
"사실 저는 한 작품이 끝나고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까지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그런데 '호구의 사랑'이 끝난 후 '상류사회'를 바로 들어간 이유는 장윤하라는 캐릭터가 제게는 도전이었기 때문이요."
'상류사회' 속 장윤하는 재벌녀라는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오로지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등장한다. 기존의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준 재벌녀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
"장윤하를 선택한 이유는 전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성실한 재벌녀가 처음이라는 것에도 끌렸고 부모로부터 존재를 부정받은 윤하가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렇게 캐릭터와 함께 성장한 유이지만 여전히 그의 연기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다른 연기돌에 비해 천천히 그리고 착실하게 길을 밟아온 유이지만 그에 대한 따가운 말들은 계속 쏟아진다.
"연기돌이라는 말도 다른 선배 분들이 그런 시선을 모두 견뎌내고 만든 말이잖아요. 그 분들도 엄청난 노력을 해서 인정을 받았죠. 결국 지금의 연기돌들이 욕을 듣는 건 자신의 책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죠."
유이의 성장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인기보다는 연기가 재밌어서 이런 선택들을 했다"던 유이지만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저는 저 스스로를 연기자 혹은 배우 유이라고 소개해 본 적이 없어요. 아직까지 그런 말을 앞에 붙일만큼의 실력이 안된다는 걸 아니까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할 거고 아버지가 자주 하시는 말씀처럼 '열심히만 하지 말고 잘하는' 연기자가 되어 보겠습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