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말하는 영화 ‘협녀’…‘협녀’는 내 인생 운명같은 영화

입력 2015-08-1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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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은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처음으로 검술 액션을 소화했다.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눈까지 먼 여인 월소는 전도연과 만나 생명을 얻었다. 사진제공|티피에스컴퍼니

11년전 박흥식 감독서 들었던 ‘협녀’
실제 제작 소식 접했을 땐 운명 느껴
스크린서 본 액션역시…아쉬움만 커

전도연(42)은 도전을 거부하지 않는 배우다.

영화 속 그 어떤 배역을 맡아도 관객의 기대치에 부응한다. 멜로와 액션 등 장르도 거뜬히 넘나든다. 그렇게 인정받은 실력으로 지난해에는 국내 배우로 처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안주하지 않는 변신’은 그를 설명하는 또 다른 수식어다.

전도연이 13일 개봉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제작 티피에스컴퍼니)을 만난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제작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출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느꼈다”고 했다. 무협액션이었고, 처절한 운명 아래 앞을 보지 못하는 주인공을 표현해야 했지만 결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선뜻 결정했더니 그제야 소화해야 할 여러 것들이 보였다. 액션에 맹인이란 설정까지 부담이었다. 연출자 박흥식 감독에게 맹인 설정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했다. 감성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과 상황에 몰입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전도연이 박 감독으로부터 ‘협녀’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접한 때는 11년 전이다. 2004년 박 감독과 ‘인어공주’를 함께할 무렵이다. 전도연이 이 영화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배경에는 이런 시간의 힘도 작용했다.

박 감독과는 2000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까지 합해 벌써 세 번째 만남. 전도연은 “익숙해서 선택한 건 아니다”고 했다.

“서로 부딪치는 게 좋았고 그렇게 견뎌내는 과정이 즐거웠다.”

영화는 고려 말, 무인의 시대가 배경이다. 전도연은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검객들의 이야기 속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살아낸다. 시간이 흘러도, 눈이 멀어도 변함없는 건 무술 실력. 갈대밭을 배경 삼아 김고은과 펼치는 검술 액션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공중부양까지 해야 하는 액션의 경험이 없는 전도연에게 과정이 당연히 결코 쉽지 않았다. “어떠한 것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나이가 보인다”며 “촬영 때는 완벽한 줄 알았던 액션이 스크린에서 보니 잘 못한 것 같다”고 속내도 꺼냈다. 상대역 이병헌은 때때로 전도연의 액션 연기를 지켜보며 ‘못 한다’고 지적했다. 신뢰가 없다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실제로 ‘협녀’는 전도연과 이병헌의 재회로도 관심을 더한다. 1999년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초임교사와 늦깍이 학생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이들은 16년이 지나고 다시 만났다. 이번엔 뜨겁게 사랑했지만 서로 다른 운명을 받아들이는 비운의 연인이다.

전도연은 세 살 많은 이병헌을 “오빠”라고 부른다. 함께 연기하는 누구와도 살갑게 지내는 성격답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다르다. “감정적으로 강하게 부딪치는 장면이 워낙 많아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다”며 “자극을 주기보다 그 역할 그대로 바라보고, 편하게 대했다”고 돌이켰다.

전도연은 ‘협녀’에서 멈추지 않는다. 앞서 5월 멜로영화 ‘무뢰한’으로 저력을 과시한 뒤 이번엔 제작비 100억원대 블록버스터의 주역까지 거뜬히 해내 관객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연말에는 공유와 함께한 멜로 ‘남과 여’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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