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고향 팬 만난 마르테, 알고 보니 ‘이웃사촌’

입력 2015-08-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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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마르테. 스포츠동아DB

수원구장서 우연히 만나 식사 대접까지

1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 롯데-kt전을 앞두고 중년의 외국인 남성 2명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구장 내 홈팀 식당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선수들이 모두 식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 선수들과 똑같은 메뉴의 영양식으로 포식을 했다. 많은 양의 음식이 남아있어서 사양할 필요가 전혀 없었지만, 중년의 신사들은 조금은 황송한 표정으로 예의를 차리며 식사를 마쳤다. 스페인어로 대화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들뜬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본 뒤 행복한 미소와 함께 관중석으로 올라가 야구를 즐겼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kt의 식사대접이라도 받은 걸까. 속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난 동포의 뜨거운 정이 담겨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사업차 한국에 와 있던 두 중년 신사는 이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kt위즈파크를 찾았다. 호기심에 야구장 바깥을 둘러봤고, 어쩌다 선수단 출입구에 모여 있는 팬들 속에 섞여 있다가 kt 앤디 마르테가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스페인어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고, 그리운 모국어를 들은 마르테도 반갑게 다가가 인사를 주고받았다.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임을 확인한 세 남자는 더욱 반갑게 대화를 나눴다. 마르테는 저녁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 구단에 부탁했고, 2명의 도미니카공화국 팬은 뜻밖의 호사를 누리게 됐다.

대화를 이어가다 마르테는 그 중 한명과 같은 동네 출신, 그것도 집이 매우 가까운 이웃사촌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향팬들의 응원, 그리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난 이웃의 정이 큰 힘이 된 것일까. 마르테는 1회말 선제 좌월2점홈런(시즌 15호)을 때리고 시즌 100안타도 돌파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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