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김현수 17호 역전스리런…역시 두산 4번타자!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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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오른쪽 끝)가 26일 잠실 롯데전 4회말 1사 2·3루서 3-1로 역전하는 3점포를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롯데 박세웅 상대 130m 초대형홈런
거포 본색…5년만에 20홈런 사정권


승부를 일거에 뒤집는 짜릿한 역전 홈런. 한 팀의 4번타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활약이다. 두산 4번타자 김현수(27)가 바로 이 역할을 해냈다. 홈 3연패에 빠진 팀에 귀중한 역전승을 선물했다.

김현수는 26일 잠실 롯데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0-1로 뒤진 4회말 1사 2·3루서 시즌 17호 역전 결승 3점포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1B-0S서 호투하던 롯데 선발 박세웅의 2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높게 몰리자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타구는 까마득하게 날아가 잠실구장에서 가장 거리가 먼 정중앙 펜스 가운데로 가볍게 넘어갔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였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아냈던 박세웅은 김현수의 홈런이 터진 뒤 맥이 풀려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현수는 이와 함께 5년만의 20홈런 돌파를 가시권에 두게 됐다. 김현수가 한 시즌에 홈런 20개 이상을 때려낸 것은 2009년(23개)과 2010년(24개) 2년 연속으로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국내서 가장 홈런이 덜 나오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선 충분히 많은 수치였다. 김현수는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4시즌 동안은 이전만큼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7홈런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그러나 이날의 17호 아치와 함께 올 시즌에는 벌써 지난해의 홈런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산술적으로 22개까지 칠 수 있는 페이스다. 4번타자라는 새로운 역할에 걸맞은 기록이다.

사실 김현수는 이달 들어 타격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7월에는 타율 0.378에 4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펼친 반면 8월 성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54, 2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월간 타율이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3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현수의 위력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자가 2·3루에 있을 때 유독 강해지는(11타수 6안타 2홈런·장타율 9할) 그의 본능도 다시 발휘됐다.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두산은 김현수가 있어 든든하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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