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제2 오승환’ 꿈꾸는 kt 조무근, 10승·1점대 평균자책점 도전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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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무근. 스포츠동아DB

대졸신인 불펜 투수…현재 6승·방어율 2.03
198cm 큰 키서 내리 꽂는 149km 직구 일품
구속 빨라지며 직구·슬라이더 투피치 자신감

프로 데뷔 첫 해 구원투수로 10승 이상을 올리고, 1점대 방어율을 찍는다?

KBO리그는 순수 신인왕조차 실종되고 있을 정도로 그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신인들에게 1군 경기는 넘을 수 없는 큰 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신생팀 kt의 대졸 신인투수 조무근(24·사진)은 데뷔해인 올 시즌 10승과 1점대 방어율에 도전하고 있다.

KBO에서 순수 신인이 첫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6년 한화 류현진(28·LA 다저스)이 마지막이다. 그 해 류현진은 18승6패, 방어율 2.23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구원투수로 그 범위를 좁히면 마지막 10승은 2005년 삼성 오승환(33·한신)이 그 주인공이다. 데뷔 첫 시즌 중간계투로 시작해 마무리투수로 올라선 오승환은 61경기에서 10승1패16세이브11홀드에 방어율 1.18로 맹활약했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앞장섰다.

조무근은 26일까지 31경기에서 6승3패1홀드, 방어율 2.03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불펜투수로 정상급의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다. 53.1이닝 동안 삼진을 60개 잡았고, 볼넷 23개를 내줬다. 안정감 있는 투구가 인상적이다.

10승을 달성하기 위해선 4승이 더 필요하지만, 최근의 리듬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방어율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

조무근은 2015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kt에 뽑혔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지명순위다. 198cm의 큰 키에서 내리 꽂는 공은 예리했지만, 시속 140km를 넘지 못하는 구속이 발목을 잡았다. 입단 이후 kt에서 집중적인 근력훈련을 소화하면서 140km대 초중반의 직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시속 149km까지 찍었다.

kt 조범현 감독은 “큰 키를 잘 활용하기 시작했다. 시속 150km 이상도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한번 체계적 훈련을 하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무근 스스로도 “공이 빨라지면서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종류로만 승부해도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더 집중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고교시절까지 포수를 맡았고 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투수로 변신한 만큼 아직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있는 투수다. 시속 150km 이상의 공을 던지고 올해 쌓은 경험을 잘 활용한다면, 데뷔 시즌 10승에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뒤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KBO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의 길을 따라갈 수도 있는 재목이다.

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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