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가능성 멀어졌지만 ‘경험’ 얻었다

입력 2015-09-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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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대표팀. 사진제공|WKBL

■ 여자농구대표팀 아시아선수권 3위

올림픽예선 출전권 얻었지만 가시밭길
위성우 감독 “언젠가 겪을 아픔이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펼쳐진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오랜 기간 경쟁구도를 그려온 일본, 중국에 밀리며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 더 희박해진 올림픽 가능성

이번 대회에는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었다. 우승팀에만 주어지는 특권이었다. 우승은 일본의 차지였다. ‘역대 최강 전력’을 자부한 일본은 조별리그 5경기와 토너먼트 2경기 등 총 7경기 동안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결승에선 중국을 85-50으로 대파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8년만의 올림픽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45-60으로 패한 뒤 5일 열린 3·4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55-41로 따돌리고 힘겹게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2∼3위는 내년 리우올림픽 직전 열리는 올림픽 예선전(장소 미정)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 예선전에선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남미의 강호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본선 진출 가능성이 더 희박한 편이다. 이번 대회 우승 실패로 한국은 사실상 리우올림픽에서 멀어졌다.


● ‘언니들’ 없이 치른 대회, 경험을 쌓았다!

이번 대표팀의 화두는 ‘세대교체’였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이미선(삼성생명), 변연하(KB스타즈), 신정자(신한은행) 등이 대거 빠졌다. 김단비(신한은행), 김정은(하나외환) 정도만이 이전부터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을 뿐이다. ‘경험 부족’의 대가는 혹독했다.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한국은 초반부터 우왕좌왕하다가 맥없이 무너졌다. 대표팀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은 “작전타임을 불렀는데, 선수들이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 어쩔 도리가 없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위 감독은 이어 “주전 가드인 이경은(KDB생명)도 대표팀에선 한 경기에 20분 이상 뛰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갈 경험이 아쉬운 대회였다”고 토로했다. 또 “이번 패배가 아프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아픔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그동안 언니들이 얼마나 어려운 고비를 극복해왔는지 느끼고, 앞으로의 성장에 좋은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 통합 최우수선수(MVP) 박혜진(우리은행)은 “언니들 없이 뛴 대회에서 많은 걸 느꼈다. 너무 힘들었지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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