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배종옥·신애라·염정아 등 CF 출연료 모교 기탁 합심

입력 2015-09-1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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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9월 18일

연예계에는 특정대학 출신들이 일정한 인맥을 형성하곤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연예계 각 분야에서 논란이 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은 드물다. 오히려 ‘동문’의 이름으로 친목을 도모하거나 같은 직업을 지닌 동료의 우정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사례가 더 많다. 그런 이들이 자신의 모교를 위해 뭉치는 일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1993년 오늘, 배종옥을 비롯해 신애라, 염정아, 고소영 등 연기자들이 서울 정동의 한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라면 CF를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동문. 배종옥과 신애라는 이미 졸업을 했고, 염정아와 고소영 등은 아직 재학 중이었다. 중앙대 발전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촬영에 나선 것이었다. 이들은 1억1000만원의 출연료를 모교에 기탁했다.

이처럼 특정대학 출신 연예인들이 모교의 발전을 위해 뭉친 것은 1992년 4월 동국대 연영과 동문들이 처음이었다. 이덕화 강석우 최민식 신혜수 채시라 고현정 김혜수 이미연 이경규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 역시 동국대 발전과 후배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껌 광고에 출연했다. 그리고 1억4000만원의 출연료를 장학기금으로 내놨다. 이들은 1995년 5월 ‘학교 발전’을 위한 동문 연예인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후 이 같은 사례는 심심찮게 이어졌다. 1994년 KBS와 MBC 탤런트들이 각각 스낵과 맥주광고에 출연했다. 탤런트실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CF였다. SBS 개그맨 20여명도 마찬가지였다. 1995년 9월에는 박정자를 비롯해 윤소정, 윤석화, 방은진 등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케이크 광고에 출연해 1억2000만원의 모델료를 한국연극배우협회를 위해 써달라며 기탁했다. 또 이영현, 김혜리, 김성령 등 미스코리아 출신들도 고추장 광고에 출연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투캅스’ 강우석, ‘하얀전쟁’의 정지영, ‘테러리스트’ 김영빈, ‘게임의 법칙’ 장현수 등 감독들도 한 전자회사 CF를 통해 한국영화감독협회 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연예인들로서는 고가의 출연료는 아니지만 건전한 목표를 공유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고, 광고주는 몸값 비싼 스타들을 비교적 저렴한 모델료로 대거 광고에 출연시키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효과를 누렸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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