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탐정’ 권상우 “12년 전 ‘동갑내기’ 기록 깨고 싶다”

입력 2015-09-22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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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상우는 “형사를 포기한 강대만처럼 나 또한 화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4B 연필을 놓은 지 10년 정도 됐다”면서 “쉰 정도 됐을 때 취미든 개인전이든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배우 권상우가 데뷔 후 지난 14년을 돌아봤다.

권상우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탐정: 더 비기닝’ 인터뷰에서 “군대를 다녀오고 늦게 데뷔해서 그런지 몰라도 ‘시간이 빨리 간다’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고 최대한 그것대로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 평가하고 더 채찍질을 하게 되더라. 위기가 아니지만 스스로 위기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다그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덧붙였다.

권상우는 “전작 ‘통증’을 좋아하고 내 필모그래피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흥행은 안 됐다. 이제는 작품의 흥행에 좀 더 욕심이 난다”며 “객관적으로는 관객 수가 제일 중요한 데이터지 않느냐. 그런데 내 최고 기록이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로 세운 500만명이다. 10년도 더 지났는데 아직도 못 깨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8개월 사이에 1000만 영화가 3편이나 나오는 게 부럽더라. 나도 대중적인 영화를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탐정’도 대중의 사랑과 완성도를 적당히 버무려서 웬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흥행에 목마른 배우라면 응당 1000만 돌파를 목표로 한 블록버스터가 탐날 터. 그러나 권상우는 당장 출연하는 것보다는 ‘단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버스터에 출연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욕심이자 자존심이긴 하지만 작품이나 동료 배우에 얹혀 가고 싶지는 않다. 그런 영화를 책임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난 다음에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또한 권상우는 ‘실장님’ 이미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출연작을 보면 고학력에 제대로 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다. 항상 결핍돼 있고 삐딱한 역할을 해왔는데 일부 작품이 강렬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멋있다’고 하더라”면서 “내 딴에는 캐릭터를 오갔는데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서 다양하게 안 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상우는 “현장에서 내 나름의 연기 색깔이 있는데 여러 상황적으로 저평가된 부분도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송강호 최민식처럼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는 아니지만 잘 이끌어주는 감독을 만나면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앞으로는 유연하게 어떤 캐릭터든 갇혀있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권상우는 “내 또래의 남자 배우들은 다들 서른 후반에서 마흔으로 넘어갈 때 과도기가 있는 것 같다. 그때 ‘자신에게 맞게 돌파하느냐’가 숙제가 된다. ‘탐정’은 과도기를 뚫고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탐정: 더 비기닝’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추리광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형사’(성동일)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작품. 권상우는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에 빛나는 ‘강대만’을 연기했다. ‘어깨동무’와 ‘쩨쩨한 로맨스’를 연출한 김정훈 감독의 신작 ‘탐정: 더 비기닝’은 올 9월 24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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