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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국민생활체육회가 마련한 테이블축구를 즐기고 있는 방마리 교장(오른쪽). 스포츠동아DB
내대초등학교 방마리(55) 교장은 “운동회 덕에 나도 많이 웃은 하루였다. 소외지역이다 보니 이런 기회가 별로 없다. 부모님들도 굉장히 즐거워하시더라”고 했다. 운동회가 끝난 뒤 “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하는 훈시 대신 “다 함께! 소리 질러!”를 외쳤던 ‘젊은 교장선생님’이시다.
방 교장은 지난해 3월에 내대초등학교로 부임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학교 리모델링과 아이들의 체육활동이었다. 그 한 예로 골프를 특성화교육으로 만들었다. 4∼6학년 학생들은 그 덕에 골프를 배우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동문회에서 아이들을 위해 체육관에 골프연습시설도 지어주었다. 방 교장은 “한탄강CC에서 1주일에 하루 프로선수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다. 10월에는 처음으로 라운딩도 나가볼 계획”이라고 했다.
‘시골학교’답지 않게 말쑥한 학교내부도 방 교장의 노력 덕이다. 서울의 웬만한 구립도서관처럼 쾌적한 도서실, 음악교육과 강당 목적으로 사용되는 다목적실, 어린아이들을 위한 보육실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아이들 땀 냄새, 발 냄새가 뒤섞인 교실 특유의 쿰쿰한 냄새 대신 은은한 나무향기가 코끝을 문댔다. 벽면을 고급 사우나에서나 볼 수 있는 편백나무로 시공했기 때문이다. 아이들 건강을 우선 생각한 방 교장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다.
방 교장의 바람은 한 가지가 더 남아있다. 신철원과 학구를 통합하는 일이다. 내대초등학교는 신철원에서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란다. 큰 학교에서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한 부모가정 아이들도 많다. 방 교장은 “학구가 달라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루빨리 학구가 통합되어 아이들이 편하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철원 |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