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들, 산하 독립레이블 설립 왜?

입력 2015-09-2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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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동아닷컴DB

YG, 소속가수 타블로·테디 독립레이블
음악적 자율성 보장하고 시장지배력 강화

유명 가수들이 대형 기획사 산하 레이블을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작년 기획사들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 등으로 계열화하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속 가수에게 별도의 레이블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3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 산하에 ‘하이그라운드’라는 독립레이블을 설립했다. 이후 혁오, 코드쿤스트 등을 영입해 제작자·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YG 프로듀서인 테디도 독립 레이블 설립을 준비 중이다.

오랫동안 소속사 없이 활동해온 가수 양파는 작곡가 김도훈이 공동대표인 레인보우브릿지월드(RBW)와 계약을 맺고 개인 레이블을 설립하기로 했다. 레이블 이름이나 음악성향 및 구체적인 계획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 겨울을 목표로 작업 중인 새 앨범을 시작으로 그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향후 이를 통해 후배가수들의 음반을 제작, 프로듀싱한다.

이런 방식은 가수들이 소속사의 체계적인 기획력과 마케팅을 지원받으면서도 ‘1인 기획사’처럼 음악적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기획사 전속과 1인 기획사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가수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사 입장에선 ‘체계적인 몸집 불리기’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파급력 있는 유명 가수를 확보하고 이들이 독립레이블을 통해 나름의 성과를 낸다면 기획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른 기획사를 인수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사람’을 들여 그만의 레이블을 만드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하다. 또 소속 가수도 레이블을 운영하는 입장이어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도 된다.

하지만 기획사들이 대형화로 치달을수록 ‘부익부 빈익빈’ 우려도 커진다. 이들의 몸집 불리기가 자칫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중소기획사의 설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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