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자칭 잉여’ 노홍철, 차라리 곤장을 맞지 그랬나

입력 2015-09-30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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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이 추석 민심을 잡지 못하고 자멸했다.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은 노홍철을 비롯해 여행 작가, 거리 예술가, 모델, 대학생 등 일반인 남성들이 동유럽 체코에서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무전 여행을 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간 전파를 탔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음주운전으로 방송 활동을 쉬었던 노홍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의 복귀였던만큼 불미스러운 일로 활동을 쉬게 된 노홍철의 속내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잉여를 자처하고 인공적인 조미료 없이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걸어서 세계 속으로' 못지 않은 무미건조함으로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했다. 여행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었지만 멤버들의 고생담을 보여주는데 치중한 나머지 정작 여행의 매력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노홍철을 필두로 스스로 고생을 자처한 이들의 여정에도 시청자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특히 노홍철이 자신을 '잉여', '실업자'라고 칭하며 음주운전에 대한 셀프 디스를 감행한 부분은 전파를 통한 공식적인 사과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졌다.

이같은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을 둘러싼 몇가지 부정적 요소들은 곧바로 시청률로 나타났다. 방송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것과 달리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은 3%대의 시청률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여전히 노홍철에게 부정적인 이들이 많지만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이들이 기대했던 바는 명확하다. MBC '무한도전' 내에서 발휘됐던 재기발랄함과 규칙을 파괴하는 '돌+아이(I)' 기질을 지닌 노홍철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기대와 달리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 속 노홍철에게서 시청자들의 바라던 예전 모습은 없었다. 그저 물의를 일으킨 후 조심스럽게 복귀를 희망하는 연예인의 모습만이 남아있었다.

이럴바엔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제대로 수순을 밟아 '무한도전'으로 복귀하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 이 프로그램 안의 노홍철에게는 잉여라는 호칭마저 과분하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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