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향한 야유와 환호…팬들의 신경전

입력 2015-10-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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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 오재원이 두산 서건창과 벤치클리어링을 벌이던 모습. 스포츠동아DB

13일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목동구장. 0-0으로 맞선 3회초 두산 공격 1사 후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 순간 3루쪽 넥센 관중석에선 한꺼번에 “우∼!” 하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차전 8회초, 서건창의 1루 질주를 가로막는 베이스 커버에 이어 신경전을 벌이며 벤치 클리어링까지 낳은 오재원에 대한 넥센 팬들의 원성이 담긴 야유였다. 물론 1루측 두산 팬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오재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곧 이어 오재원은 특유의 빠른 발을 활용한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는 근성을 보였다. 넥센 팬들은 8회초 두산이 1-5로 추격한 뒤 이어진 1사 2루서 오재원이 다시 타석에 나오자 더 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의 비교과서적인 베이스 커버에 대해 “고의성은 없었다”며 두둔했다. 일각에선 2차전 5회말 두산 김현수가 홈에서 넥센 포수 박동원과 충돌한 것에 대한 보복성 플레이가 아니냐는 의견도 개진했다. 넥센 팬들에게는 서건창이 4월 9일 잠실 두산전 9회초 1루수와 충돌해 큰 부상을 당한 장면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었다.

야구 전문가들의 의견은 김 감독과 비슷했다. 단 “상식적 플레이는 아니었다”는 지적만큼은 공통적이었다. 선수시절 2루수였던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야구하면서 오재원 같은 1루 커버는 처음 봤다. 충돌의 위험성이 있는 위험한 자세는 분명했다”며 “그러나 도발이나 위협을 가하려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너무 일찍부터 뻔히 서있었는데, 송구 방향이 자신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치우칠 것을 대비하다 보니 완전히 1루를 막게 됐다. 공을 받고 그대로 뒤로 빠졌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텐데, 또 다음 상황을 대비한다고 몸이 앞쪽으로 향해 주자 앞을 비워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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