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박 스캔들, 프리미어 12에도 불똥

입력 2015-10-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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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수들의 해외원정도박 스캔들로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국가대표팀에도 불똥이 튀었다. 김인식 감독(왼쪽 끝)과 KBO는 대체 선수 발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스포츠동아DB

■ 대표팀 엔트리 교체 ‘직격탄’

현재 대표팀 명단 삼성 투수 4명 포함
연루 선수 비공개에 대체 선발 어려움
KS 엔트리 발표 날까지 ‘물밑 작업’만

삼성 투수들의 ‘해외원정도박’ 스캔들은 국가대표팀에도 유탄이 아닌 직격탄이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핵심 투수들은 대표팀에서도 없어선 안 될 필승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고민의 강도는 삼성과 대표팀 모두 크지만, 그 실무 절차는 국가대표팀이 훨씬 더 까다롭다.

대표팀과 KBO는 비상상황이다. 대회준비 일정 자체가 촉박하다. 삼성이 ‘아직 수사 단계’라는 이유로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투수 2∼3명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음에 따라, KBO와 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 공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폭이 크게 제한돼 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들었던 삼성 투수들 가운데 누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됐는지 공식적으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재선발 과정도 물밑에서 진행해야 하는 처지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어려움이 많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발표되는 25일까지 움직일 수 없다. 최대한 빠르게 교체 선수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소집일은 26일이다. KS 엔트리 발표 이튿날부터 소집훈련이 시작된다. KBO는 일단 삼성이 KS 엔트리에서 해당 선수를 제외하면 대표팀에서도 교체할 방침이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대회(프리미어 12) 규정상 개막 전까지 최종 엔트리 내 5명에 한해 예비 엔트리에 없어도 분명한 사유가 있다면 교체가 가능하다. 시간이 촉박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준비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부분은 선수가 교체되면 항공권 발권과 숙박 예약, 유니폼 제작 등 지원 분야다.

7일 발표된 프리미어 12 대표팀 최종명단은 총 28명이다. 그 중 투수가 13명인데, 삼성 소속은 4명이다. 윤성환은 우완과 좌완을 통틀어 에이스감이고, 차우찬은 왼손 선발요원이다. 안지만은 대체 불가의 불펜 기둥이고, 임창용은 정대현(롯데)과 함께 마무리 후보다. 이들 가운데 낙마자가 나온다면 대표팀의 훈련 계획과 전력 구성에는 일대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게다가 최종 엔트리 교체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상당수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지친 심신을 달래며 푹 쉬고 있을 시기에 추가로 대표선수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속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상태에서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실전과 훈련 공백기가 지나치게 길었던 만큼 컨디션 회복에 더 애를 먹을 수 있다. 갑작스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11월 8일 개막하는 프리미어 12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김인식 감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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