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답고, 박기영스러운 크로스오버 ‘A Primeira Festa’ [종합]

입력 2015-10-22 17:1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기영,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대중가수'가 아닌 '팝페라 가수'로 변신을 시도한 박기영의 'A Primeira Festa'가 공개됐다.

박기영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스트라디움에 'A Primeira Festa'의 음악감상회를 열고 팝페라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박기영의 'A Primeira Festa'는 국내 대중음악계와 클래식음악계 모두에서 기록에 남길만큼 의의를 지니는 앨범으로, 먼저 대중가수에서 크로스오버 팝페라가수로의 변화를 시도한 국내 최초의 경우라는 점이 그렇다.

더욱이 '크로스오버'나 '팝페라'가 당초 성악에 팝적인 요소를 접목시킨 것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반대의 경우인 박기영의 'A Primeira Festa'는 단순히 '크로스오버 앨범'이라고 정의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실제 이날 음감회에서 들려준 '박기영의 팝페라'는 반드시 클래식에 바탕을 두고 거기에 팝적인 요소를 가미한 수준이 아니라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 자체를 모호하게 하는 독특한 느낌의 곡도 들을 수 있었다.

17년간 임형주의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팝페라와 클래식에 정통한 이상훈 음악감독은 이번 앨범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까르소(Caruso)'도 듀엣버전이 있긴 있는 데 남녀 가수가 부르는 건 상상이 잘 안됐다. 또 카르멘(Carmen)의 '하바네라(Habanera)'를 처음에 옥타브를 내려서 부르는 데 이런 건 세상에 없다.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박기영은 "내가 아무리 잘 불러도 루치아노 파바로티보다 '까르소(Caruso)'를 잘 부를 수 없다. 내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했고 곡 해석을 그렇게 했다. 창의적으로 제안을 한 건데 나중에 이상훈 감독은 그냥 '니 마음대로 해라'라는 식이었다"라고 자신만의 크로스오버 앨범을 시도했음을 알렸다.

박기영,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물론 이것이 노래를 멋대로, 혹은 허투루 불렀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오페라 스타'를 통해 증명했듯이 박기영의 성악실력은 정평이 나 있으며, 클래식계의 평론가와 전문가들 역시 이번 앨범에 호평을 보냈다.

차이가 있다면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박기영만의 스타일이 묻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기영의 경우 대중가수로 20년에 가까운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노래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노래의 의미를 전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스타일이 분명한 가수이다. 당연히 곡을 바라보는 관점과 풀어내는 감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박기영은 스스로를 자신의 목소리보다 곡 그 자체에서 받은 느낌과 감정을 전달하는데 주력하는 가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기영은 "대중음악을 할 때도 곡마다 성량과 질량을 조금씩 다르게 불렀다. 그게 대중음악 가수로서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며 "누가 들어도 박기영이라고 알 수 있도록 부를 것인지 곡이 가진 느낌에 맞춰 부를 것인지를 15년간 고민한 것 같다. 그런데 선택은 항상 후자였다. 곡마다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A Primeira Festa'가 대중가요의 팬으로 들어도, 클래식음악의 팬으로 들어도 독특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박기영,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결과적으로 'A Primeira Festa'는 과연 박기영이 얼마만큼 성악 창법을 소화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앨범이 아니라 클래식곡의 감정과 느낌을 얼마나 '박기영스럽게' 전달하느냐를 확인하는 앨범인 셈이다.

이상훈 감독은 "팝페라라고 해서 다른 음악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팝페라도)표현하는 도구일뿐이다.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어떤 곡은 거의 원테이크로 녹음을 진행했고, 모든 곡이 녹음시간이 3~40분 이상 넘어간 적이 없었다. 박기영이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잘 준비돼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그런 부분이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박기영의 감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팝페라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박기영은 이후 팝페라 가수뿐만 아니라 대중가수까디 양쪽 모두에서 활발한 활약을 선언했다.

박기영은 "사실 '오페라 스타'에서 우승을 하고 많은 분에게 (클래식 앨범의 녹음을) 제의도 받았다. 그때는 그냥 '에이 뭘요, 내가 어떻게 해요'라고 그랬는데, 클래식이 재밌고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왔다. 목표를 정하고 그걸 위해 달려온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며 "성악 레슨을 받으면 느낀 건 결국 소리의 길은 하나라는 것이다. 클래식에서도 중요시하는게 노래하는 감성이다. 클래식과 대중음악도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라고 말해 만류귀종의 이치가 음악도 예외가 아님을 알렸다.

이어 "최근에 어쿠스틱블랑으로 앨범을 냈는데 최근에 기타리스트가 바뀌었다. 어쿠스틱블랑을 통해 대중가수로서의 모습도 앞으로 많이 보여줄 거다. 그리고 팝페라 가수 박기영으로 나왔는데, 두 번째 앨범, 세 번째 앨범도 쭉 가고 싶다"라고 대중가수와 팝페라 가수 모두 박기영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한편 박기영의 'A Primeira Festa'는 28일 발매된다.

박기영,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gn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