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마무리로…삼성 ‘차우찬 시리즈’

입력 2015-10-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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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가 열린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두산 유희관, 김현수, 김태형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 박석민, 구자욱(왼쪽부터)이 KS 우승 후 남게 될 경기수를 묻는 질문에 손가락으로 숫자를 예상하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5일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가 열린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두산 유희관, 김현수, 김태형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 박석민, 구자욱(왼쪽부터)이 KS 우승 후 남게 될 경기수를 묻는 질문에 손가락으로 숫자를 예상하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차-포-마 뗀 삼성, KS 어떻게 치르나

4선발 혹은 심창민과 더블 스토퍼 활용
구자욱 1번타자·배영섭 대타 카드 고심


삼성은 올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 같은 위업을 이끈 삼성 류중일(52) 감독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25일 오후 5시 발표된 삼성의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는 17승 선발투수 윤성환과 37홀드 불펜투수 안지만, 33세이브 마무리투수 임창용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은 마운드의 차와 포는 물론, 마까지 뗀 채 마지막 전쟁터에 나선다. 류 감독은 이날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얼마 전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일부 선수가 한국시리즈에 못 뛰게 됐다. 그 점에 대해 팬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라도 꼭 팬 여러분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차우찬과 심창민, 마운드의 ‘핵’이 된다

빈 자리가 생기면 메워야 한다. 일단 용병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장원삼까지 선발투수 3명은 고정이다. 4차전 선발은 차우찬 또는 정인욱이 맡는다. 류 감독은 “차우찬을 전천후로 활용할 계획이다. 3차전까지 앞서고 있다면 4차전에 정인욱을 쓰고, 뒤지고 있다면 차우찬을 선발로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심창민과 함께 이번 KS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불펜에서 활약했던 차우찬은 올해 붙박이 선발로 13승을 올렸다. 후반기 들어 안정감도 생겼고,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심창민은 시즌 초반의 부상에서 회복한 뒤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앞서고 있을 때는 물론 동점이나 1∼2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김현수도 “타자 입장에서 봤을 때 삼성에서 차우찬과 심창민을 가장 경계하게 된다. 구위도 좋고 무척 까다로웠다”며 “두 선수를 잘 공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정규시즌에도 우리는 선발야구를 했기 때문에 일단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을 맡길 계획이고, 아무래도 심창민과 차우찬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마무리 역시 차우찬과 심창민을 더블 스토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자욱과 배영섭, 활용법이 관건

타선에는 전력누수가 없다.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빠졌던 이승엽과 구자욱도 돌아왔다. 이승엽은 최근 “통증은 이제 없다. 꼭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고, 구자욱도 미디어데이에서 “한국시리즈가 처음이지만 부담감 같은 건 없다. 전력을 다해 열심히 출루하고 득점하겠다”고 다짐했다.

류 감독은 “타자들은 준비가 잘 돼 있다. 최형우과 채태인의 타격감도 무척 좋다”며 “구자욱과 배영섭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키포인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1번타자를 두고도 지금 구자욱을 쓸지, 배영섭을 쓸지, 박한이를 쓸지 고민이 많다. 배영섭이 선발로 나가면 두산에 왼손 불펜이 많은데 오른손 대타 카드가 모자란다. 그래서 그 부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직전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선수단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부담을 털고 가을야구를 즐겨보자’고 당부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는 분위기 싸움이라 매 경기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잡도록 하겠다. 꼭 대구구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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