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의 눈] 실투로 무너진 삼성 장원삼…타격 사이클 좋은 두산

입력 2015-10-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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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 맞고, 연속안타 맞고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13번)이 2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KS 2차전 5회초 2사 1·2루서 박건우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은 뒤 트레이너의 점검을 받고 있다. 장원삼은 이후 민병헌과 김현수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5회에만 4실점했다. 대구|김종원 기자 won@donga.com

7회초 구원등판 심창민도 몸 맞는 공·볼넷 ‘부진’
발가락 골절 양의지 송구 실책…두산 불안 요소


두산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대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만약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먼저 실점했을 경우 덕아웃과 야수진 모두 크게 동요할 수 있었다. 두산이 4점을 뽑은 5회초도 승부처였지만, 그에 앞서 삼성이 1사 3루 찬스를 놓친 3회말이 양 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니퍼트는 플레이오프(PO)보다 구위가 좋지 않았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 투수와 야수 모두 체력적 피로감이 몰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좋은 투수다. 7회까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24대4였다. 평소보다 공이 좋지 않았지만,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면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핵심 투수 3명이 빠진 팀 상황에서 굉장히 큰 사명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이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013년 KS에서 보여줬던 큰 경기에 강한 장원삼이 아니었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실투가 잦았고, 모두 맞아 나갔다.

니퍼트는 92개 투구로 교체돼 체력적으로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삼성은 알프레도 피가로가 1차전에서 매우 좋지 않았다. 양 팀 모두 불펜 전력이 좋지 않은데, 선발 전력에선 장원준도 있는 두산이 앞서 보인다.

삼성은 이번 KS에서 차우찬과 함께 심창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심창민은 1차전에 좋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2차전 4점 뒤진 상황에서 심창민을 다시 올렸다. 휴식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빠른 경기감각 회복을 바라면서 5점을 충분히 낼 수 있는 타선에 대한 기대감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7회초 등판한 심창민은 몸에 맞는 공, 야수선택, 볼넷 등으로 스스로 무너졌다. 심창민의 부진은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삼성의 깊은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두산의 타격 사이클은 여전히 굉장히 좋다. 아직 체력적 어려움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준PO부터 올라왔기 때문에 어느 순간 갑자기 스윙 스피드가 눈에 띌 정도로 느려질 수도 있다. 두산 입장에선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KS를 빨리 끝내야 유리하다. 이현승 외에 부진한 불펜은 여전히 큰 불안요소다. 반대로 삼성은 점점 더 타격 사이클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탈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이 우승하기 위해선 최형우, 이승엽이 빨리 살아나야 한다. 두산은 좌투수가 많은데, 두 타자는 선발에서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차전에서 양의지는 2차례나 도루저지 송구 과정에서 실책을 했다. 정수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박건우의 백업이 늦어지면서 3루까지 진루를 허용한 점은 큰 불안요소다. 양의지가 발가락 미세골절로 체중을 다 싣지 못하고 송구하기 때문에, 그 공을 받고 지켜야 하는 야수진의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 남은 시리즈에서 삼성 주자들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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