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믿보 배우들, 70분 씹어먹은 연기 향연

입력 2015-10-28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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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믿보 배우들, 70분 씹어먹은 연기 향연

매회가 연기열전이다.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탄탄한 스토리와 촘촘한 구성, 쫄깃한 전개와 숨막힐 듯한 몰입도를 자랑하며 매회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이는 10월 27일 방송된 8회에서도 마찬가지. 특히 명품 배우들이 펼친 명품 연기열전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27일 방송된 8회에서는 함주에 집결한 다섯 용들의 복잡한 심리상태가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동시에 여섯 용 중 유일하게 함주에 있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땅새(이방지/변요한 분), 지난 7회 첫 등장한 뒤 권문세족의 틈을 파고들어 정도전(김명민 분)의 신조선 대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한 연희(정유미 분)의 이야기가 숨쉴 틈 없이 펼쳐졌다.

드디어 함주에 모습을 드러낸 정도전은 이성계(천호진 분)에게 “새 나라의 왕으로 당신을 선택했다”고 읍소했다. 하지만 이성계는 정도전의 뜻에 응하지 않았다. 아들 이방원(유아인 분)이 눈물을 쏟으며 8년 전, 이성계의 씁쓸한 굴욕 사건을 언급하며 설득해도 이성계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아버지지만, 왕이 되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 이성계였다.

하지만 이성계와 아들 이방원은 달랐다. 이방원은 이성계 몰래 정도전이 건넨 안변책에 도장을 찍었다. 일을 저지른 것이다. 결국 이성계의 도장이 찍힌 안변책은 정도전에게 넘어갔고, 정도전은 대업을 이루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를 도운 이가 연희이다.

지난 7회에서 별점녀로 등장한 연희는 권문세족 이인겸(최종원 분)에게 이성계를 개경으로 부르도록 부추겼다. 8회에서는 이인겸을 견제하는 홍인방(전노민 분)에게까지 의도적으로 접근하며 홍인방과 정도전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정도전은 홍인방의 심리를 건드리며, 자신과 연합할 것을 교묘하게 종용했다.

이후 방송 말미 정도전은 연희와 함께 자신을 따르다 죽은 이은창(전병욱 분)을 떠올리며, 대업을 이루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정도전이 흔든 판 위에서 이성계, 이방원은 흔들리며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분이(신세경 분)와 이방지는 정도전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이들 곁에 무휼(윤균상 분)까지 가세하게 될 것이다. 날개를 펼칠 여섯 용들의 활약이 어떤 모습일지,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열전’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여섯 용은 물론이거니와 ‘도당 3인방’으로 불리는 권문세족 무리, 이외에도 모든 배우들이 ‘분량’과 상관없이 높은 몰입도의 연기를 선보였다.

흔들리는 눈빛 하나로 이성계의 심리를 표현한 천호진,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불안한 청춘을 오열과 독백으로 풀어낸 유아인, 완벽한 발성과 힘으로 정도전의 특별함을 완성한 김명민. 여기에 정도전과의 독대를 통해 날이 갈수록 악랄해지는 홍인방을 소름 돋게 그려낸 전노민까지. 언급하기에도 벅찰 정도의 배우들이 완벽 그 자체의 연기를 보여주며 ‘육룡이 나르샤’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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