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병헌 “싸가지~”·조승우 “깡패야” 불꽃 튀는 연기 대결…‘내부자들’

입력 2015-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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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조승우가 ‘내부자들’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베일을 벗은 ‘내부자들’에서 두 남자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펼쳐졌다.

두 사람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로 ‘미생’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상과는 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아쉽게도 제작이 중단된 웹툰의 결말을 우민호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져 끝을 맺었다.

대한민국의 정경유착이 생성될 수밖에 없는 단순한 시스템을 꼬집어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이 아닌 ‘내부자들’을 중심으로 정치가, 기업가 그리고 언론인의 고질적인 비리와 부패를 공개했다. 바로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을 통해서다.

이병헌은 권력의 그림자이자 논설 주간인 이강희(백윤식 분)와 손잡고 재벌, 정치인 등 힘 있는 자들의 뒷거래를 도와주던 정치깡패인 ‘안상구’ 역을 맡았다. 우연치 않게 정치적 비자금 내역을 손에 거머쥔 안상구는 도리어 철저하게 배신을 당하고 당한 수모를 복수하고자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이와는 반대로 늘 ‘정의’를 위해 살아온 우장훈 역을 맡은 조승우는 최고의 실력의 소유자지만 든든한 집안 배경과 족보가 없어 늘 승진을 눈앞에 두고 빼앗기는 검사 캐릭터를 맡았다. 정반대로 살아온 이들은 서로 복수하고자, 정의를 지키고자하는 목표로 손을 잡는다.

(왼쪽부터)조승우, 이병헌, 백윤식이 2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내부자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복수를 하려는 자와 정의를 지키는 자가 한 가지의 목표로 달리는 호흡은 꽤나 재미있다.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뿐 아니라 ‘톰과 제리’와도 같은 이병헌과 조승우의 연기 부딪힘은 유머러스함과 통쾌한 반전을 선사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처음 전라도 사투리에 도전한 이병헌은 서글서글한 인간미부터 날카로운 액션연기를 오가며 한 인물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강한 인상을 지니면서 약간 바보 같은 매력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낸다. 제작보고회에서 “동안이라 검사 역할을 거절했다”며 위트 있는 설명을 한 조승우는 ‘얼굴’만으로도 충분한 연기력을 펼쳐냈다. 이병헌처럼 동적인 모습은 없지만 야망과 정의감으로 뒤덮인 우장훈의 내면을 표현했다. 또한 이병헌의 ‘안상구’와는 달리 웹툰에는 없던 캐릭터인 ‘우장훈’을 세밀하게 연구한 티가 역력했다.

개개인의 연기도 뛰어났지만 두 사람의 호흡은 ‘아’하면 ‘어’하는 수준. “저 싸가지~”라며 검사에게 막말을 던지는 안상구 ‘이병헌’과 “깡패야~”라고 부르는 우장훈 ‘조승우’의 초반의 불꽃 튀는 강렬한 만남부터 찐득하고 구수한 유머러스함 그리고 반전의 결말까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통쾌함을 전달한다.

진짜 ‘내부자들’을 연기한 백윤식, 이경영, 김홍파의 모습은 씁쓸하고도 분노가 치미는 대한민국의 낯짝을 그대로 비췄고 박사장, 배성우, 조재윤, 김대명 등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1월 19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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