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지난 10월 27일 8회 방송분 마지막 장면에서 정도전(김명민 분)은 산속의 큰 바위에 올랐고, 그곳에서 연희를 만나고는 “난 이제 은창이를 죽인 개자식들과 손을 잡으려 한다. 이곳 정륜암에서, 부디 끝까지 지켜봐다오”라며 고려를 대신한 새 나라를 건국할 것을 재다짐했다. 그리고 이 장면은 11월 2일 9회 방송분 초반에 재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때 등장한 정륜암이 알고보니 ‘뿌리깊은 나무’에 등장하며 화제가 된 동일한 장소로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 지난 2011년 12월 1일 18회 방송분에서는 임금 세종(한석규 분)에게는 도축하는 백정으로만 알려진 가리온(윤제문 분)이 자신이 3대 밀본 정기준임을 알리는 내용이 공개된 바 있다.
이어 12월 7일 19회 방송분에서 세종과 정기준은 각각 한글창제의 이유와 반대에 대해 끝장토론을 벌였는데, 이곳이 바로 정륜암이었던 것이다.
특히,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륜암의 경우 그동안 임금과 백정이라는 신분차이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세종과 정기준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어 극적 긴장감을 높인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번 ‘육룡’에서는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려는 정도전이 자신의 결심을 다잡는 곳으로 쓰여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도전의 조카 정기준이 이 바위에 올랐다면,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그의 정신적 스승인 정도전이 먼저 오른 것으로 설정된 것도 이채롭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지난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륜암에서 벌인 세종과 정기준의 ‘끝장토론’을 명장면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이번 ‘육룡’에서도 정도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당시 드라마 팬분들을 전율케했는데, 향후 극중에서 또 어떤 결정적인 장면에 등장하게 될지도 기대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한편, ‘육룡’에는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드라마답게 동일 캐릭터가 대거 등장, 서로 색다른 외모와 연기를 펼치면서 더욱 재미를 더해가고 있고, 이처럼 동일한 장소가 등장해 깨알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정륜암이 등장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으로, 박상연, 김영현 작가, 그리고 신경수 감독이 다시 뭉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