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악! 우규민(가운데)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1회말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한·일·대만 3개국만 최고 전력으로 참가
미국·중남미 마이너리거로 엔트리 구성
전력분석 자료 부족해 예상밖 복병 주의
결국 한국과 일본의 싸움일까. 야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부활을 위해 출범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개최하는 첫 대회, ‘프리미어 12’가 8일 막을 올린다.
프리미어 12는 야구월드컵이 2011년 폐지된 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대회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있지만, WBSC는 국제대회 확대를 외치며 대회를 창설했다. 시니어 대회를 비롯한 모든 연령대의 국제대회 결과를 토대로 WBSC 랭킹을 산정해 1위부터 12위까지 참가하고, WBC를 피해 4년에 한 번씩 개최하기로 했다.
WBC를 개최하는 MLB 입장에선 탐탁치 않은 대회다. 결국 MLB 사무국은 40인 로스터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불허했다. 미국과 중남미 야구 강국들은 마이너리거들로 엔트리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 개최 전부터 김이 빠지는 모양새다.
대회 준비가 잘 됐는지도 의문이다. 세계랭킹 12위인 멕시코는 대회 직전까지 참가가 불투명했다. 13위인 파나마에게 대회 출전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파나마 역시 시간 부족으로 난색을 표했다. 멕시코는 자국내 의견충돌로 최종엔트리를 제출하지 않다가 개막 3일 전인 5일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이 대회를 앞두고 스파링파트너로 택한 ‘아마추어 최강’ 쿠바도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0-6으로 한국에 완패하며 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한동안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망명’이 줄을 이은 여파일까. 이날 등판한 6명의 투수가 던진 공 중 최고구속은 144km에 불과했다.
벌써부터 이번 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싸움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북중미, 남미 국가들 모두 마이너리거 혹은 한물 간 자국리그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개최국인 일본과 대만, 그리고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바라는 한국은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표팀을 꾸렸다.
B조에 속한 한국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과 12일 대만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와 예선라운드를 펼친다. 하루 휴식 후 14일과 15일에는 멕시코와 미국을 상대한다. 6개국 중 네 팀이 올라가는 8강 진출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판승부인 8강전에선 A조 1∼4위와 B조 4∼1위가 맞붙는다. 낮은 순위로 8강에 진출한다면, A조의 강팀인 대만과 쿠바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제3회 WBC에서 일격을 당했던 유럽 최강 네덜란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방심할 수는 없다.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젊은 마이너리거 등 ‘흙 속의 진주’를 무시할 수도 없다. 일본과 대만에 비해 전력분석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2013년 WBC 예선탈락 같은 전례를 반복할 수도 있다. 김인식 감독 역시 당시를 떠올리며 “앤드루 존스(네덜란드)처럼 알려진 타자도 선구안이 나빠져 유인구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고 봤는데 맞았다. 또 생소한 타자들 중에 한 방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갔다 크게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