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런닝맨' 편성 변경, 신의 한 수인가 팀킬인가

입력 2015-11-16 11: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00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개그맨들까지 보듬었지만 시청률은 바닥을 향해 추락 중이다. SBS 일요 예능 '런닝맨'이 현재 처한 상황이다.

'런닝맨'은 15일 방송된 '웃음전쟁' 특집에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그맨들을 대거 출연시켜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 냈다. 그동안 메이저 예능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공개 코미디 개그맨들을 출연시켜 이들의 얼굴을 알리는 한편 예능의 기본 요소인 웃음을 만들어 내는데도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공개 코미디 무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개그맨들의 사연과 가족들까지 등장시켜 안방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이런 구성에도 '런닝맨'의 시청률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2주 간에 걸쳐서 방송된 '100 VS 100' 특집이 8%~9%의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이번 방송분은 5.4%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은 것.


그렇다면 왜 '런닝맨'은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고도 이런 성적을 받아야 했을까. 당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갑작스러운 '런닝맨'의 시간대 변경이다.

SBS는 2부에서 방송되던 '런닝맨'을 1부 시간대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런닝맨'은 MBC '복면가왕',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고 그 결과 5% 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런닝맨'은 2부 시간대에서 방송될 때에도 지상파 3사 예능 중 최약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10월 동안 7%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화제성에 밀리는 경향이 있었어도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층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시간대 변경이 이뤄지면서 눈에 띄는 시청률 하락을 기록했다. 즉, 이번 '런닝맨'의 시청률 급락은 유재석의 탓도, '웃찾사' 개그맨들의 탓도 아닌 성급한 편성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런닝맨'의 시청률 하락은 시간대 변경으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안겼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팝스타 시즌5' 흥행을 위한 희생양이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다른 관계자 역시 "SBS의 이번 결정은 '런닝맨'이 시간대를 옮겨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K팝스타 시즌5'와 '복면가왕'이 둘 다 음악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면대결은 피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K팝스타 시즌5'가 시작되면 이런 결정이 정말 옳은 것이었는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런닝맨'은 꽤 깊은 상처를 입었다. 어느 시간대를 가도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런닝맨'은 그야말로 외통수를 맞은 셈이다. 편성마저 안 도와주는 이 프로그램이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SBS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