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후폭풍 ②] 노홍철-길, ‘그녀석들’만이 ‘무도’의 돌파구인가

[정형돈 후폭풍 ②] 노홍철-길, ‘그녀석들’은 정말 ‘무도’의 돌파구인가

개그맨 정형돈이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MBC '무한도전' 팬들 사이에서 노홍철과 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형돈은 최근 불안장애가 악화된 사실을 밝히면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선언에 시청자들과 방송 관계자가 가장 먼저 주목한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이었다.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으로 인해 '무한도전'은 이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황광희 등 총 5명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게 됐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제작진은 멤버 충원 없이 정형돈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팬들의 입에선 전 멤버인 노홍철과 길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은 정형돈과 함께 원년 멤버로 분류되는 노홍철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자숙기간도 충분하고 돌아올 명분도 주어졌다는 것이 그의 복귀를 바라는 이유다.

또한 일부 시청자들은 노홍철에 이어 리쌍의 길을 언급하고 있다. 식스맨 프로젝트 때부터 노홍철 복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던만큼 그의 대안으로 길을 언급하고 있는 것.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정형돈의 빈자리를 치고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길은 오로지 음악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며 노홍철 역시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 이후 방송 활동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 왜 이들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는 것일까. 연기자들은 가만히 있는데 시청자들이 왜 나서서 김칫국을 마시고 있는가.

이같은 기현상에 한 관계자는 "다시 한 번 '무도'의 탄탄한 팬덤을 확인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도'는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위기를 겪으면서도 주요 멤버만은 제 자리를 지킨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 오는 익숙함으로 인기를 구가한다"며 "노홍철에 이어 정형돈까지 자리를 떠나게 되자 팬덤 스스로 철벽을 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마음에는 안들지만 그나마 친근한 노홍철과 길을 거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청자들의 동요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굳건히 정형돈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짤막하게나마 정형돈의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한 후 그날 방송분을 방영하는 자세부터가 제작진과 '무도' 멤버 모두가 그의 복귀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마땅히 시청자도 차분히 정형돈을 기다려야 한다. 제작진과 멤버의 의사에 반해 노홍철과 길을 꾸준히 언급하는 것은 지금의 '무도'를 더욱 흔들 뿐이다. 뿐만 아니라 비록 불미스러운 일로 '무도'를 떠났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재기를 꿈꾸는 노홍철과 길에게도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