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주목 받은 4년차 연기자 신혜선. “연기를 하는 순간순간이 늘 고비이고 고민이지만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미소 짓는다. 스포츠동아DB
‘가을동화’ 보고 중3 때 예술고 진학 결정
“늦은 만큼 더 노력…연기할 때 가장 행복”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 연기자를 꼽는다면 단연 신혜선(26)이다. 극중 신혜선은 회장 아들을 만나 인생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남성에게 접근하는 한설을 연기했다.
하지만 마냥 밉지는 않았다. 아마도 전형적인 미인형의 외모와 아담한 체구는 아니지만 동그란 얼굴형에서 느껴지는 귀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만난 신혜선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솔직함으로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2012년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연기를 시작하고 이제 3년을 꽉 채워간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어린 시절 드라마 ‘가을동화’를 보고 “원빈을 만나고 싶어” 무턱대고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는 중3 때 예술고 진학을 선언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그러나 신혜선은 ‘정말 이 길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썼다. 부모는 손을 들었고 “엄마는 빚까지 내서 연기학원에 보내주셨다”고 신혜선은 떠올렸다.
그렇게 국악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연기자의 미래를 그리며 세종대 연기과에 진학했다. 더 활발한 활동을 위해 지금은 2학년 휴학 중이지만 사실 신혜선의 길지 않은 연기 경험을 보면 첫 발을 내딛은 시점이 다소 늦은 감도 없잖다.
그 자신도 “절 보여줄 시기가 늦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욱 간절한 마음이 2년 뒤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그녀는 예뻤다’까지 분량에 관계없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기할 수 있도록 그를 이끌었는지 모른다.
“늘 ‘내가 연기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 그리고 캐스팅된 뒤에는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한다. 연기자로서 걷는 길이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다. 10년, 15년 하면 단단해질까? 평생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고.(웃음)”
그래서일까. “연기할 때가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가장 행복하다”며 웃는다.
신혜선은 첫 드라마에 캐스팅됐을 때 기쁨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고 당시의 떨림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며, 연기자로 활동하는 데 있어 침울하거나, 또는 자만해 있을 때 스스로를 일깨워줄 기억이 될 것이다.
“‘학교’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도 못 자고 얼마나 설렌지 모른다. 부모님도, 언니도 굉장히 축하해줬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 그때 생각이 나 항상 초심을 잊지 말자고 되새긴다.”
‘연기자 신혜선’이 아닌 ‘자연인 신혜선’은 ‘그녀는 예뻤다’ 속 한설처럼 새침데기 성격도 아니며, 쇼핑보다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걸” 가장 좋아한다. 피부가 좋아 보인다는 칭찬에 화장을 두껍게 해서 그렇다는 넉살도 지녔다. 키는 “171.8cm”나 돼 어린 시절 “거인병”에 걸린 줄 알았단다. 직접 구매한 힐은 고작 “1켤레”.
여자로서 ‘소박한’ 꿈을 묻자 까르르 웃는다.
“남자친구에 폭 안기는 게 로망이었는데 (아직)한 번도 없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