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은 최근 방송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 과거 요리방송이 단순히 요리를 알려주는 것에 그쳤다면, 요즘의 ’쿡방‘은 ’먹방‘을 뛰어넘어 다양한 형태의 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 SBS는 방송 중인 ‘백종원의 3대 천왕’을 비롯해 수많은 ‘고품격 쿡방’을 만들어냈던 ‘쿡방 명가’라고 말할 수 있다.
● 이홍렬 쇼(1995) : 1인 토크쇼와 요리의 만남
‘이홍렬 쇼’는 당시 1인 토크쇼로는 드물게 요리 코너 ‘쿠킹토크 참참참’을 구성해 인기를 모았던 ‘레전드 토크쇼’다. 지금도 회자되는 ‘참참참 게임’과 더불어 MC와 게스트가 함께 요리하는 방식은 다시 방송해도 흥미로운 콘셉트다.
당시에는 만드는 요리의 제목을 직접 게스트가 정하고, MC 이홍렬이 재료 소개를 할 때 게스트가 춤을 추는 등 지금처럼 요리가 방송의 주제가 되진 못했다. 1인 토크쇼라는 특성상 요리에 집중하기보다 함께 요리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스트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더 집중했다.
● 결정! 맛대맛(2003) : 음식 하나로 재미를 만들다
‘이홍렬 쇼’가 요리를 코너 아이템으로 사용했다면 ‘결정! 맛대맛’은 음식을 방송 주제로 끄집어낸 ‘본격 요리 예능’이었다. 맛 취향에 대한 대결을 넘어, 이제는 맛을 직접 만들어 대결한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결정! 맛대맛’은 게스트로 출연한 스타들도 요리를 만들지만, 일반인 조리장들의 직접 나와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는 컨셉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스타들이 음식에 관한 퀴즈를 풀고, 스타 판정단들이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구성은 한층 진화된 ‘쿡방’의 자세를 보여준다. 예능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보기 편하다는 것도 강점이었다.
● 백종원의 3대 천왕(2015) : 알아야 더 맛있는 친절한 ‘쿡방’
‘불금’을 ‘먹금’으로 만들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거머쥔 ‘백종원의 3대 천왕’은 요리와 음식에 대한 깊이가 더 심화됐다. ‘알아야 더 맛있다’라는 모토로 친근한 이미지의 ‘백설명’ 백종원이 시청자들이 놓치기 쉬운 음식의 포인트를 짚어주고 ‘꿀팁’을 전수해주니 타 쿡방 예능과 차별화된다.
그동안 ‘쿡방’ 프로그램들이 음식 만드는 것에 치중했다면,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더 나아가 만드는 것은 물론, ‘어떻게 먹고 즐길까’까지 고려해주는 친절한 ‘쿡방’인 셈이다. 또한 전국 팔도의 맛집 고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요리 쇼는 물론 김준현과 갤러리들의 깨알 먹방이 가미되니 프로그램은 ‘음식에 관한 종합 쇼’라고 해도 무방하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꾸준히 ‘쿡방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SBS, ‘쿡방 명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