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가제)'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배우 이성민이 남자 주인공 박태석으로 가장 먼저 발탁됐다. 이성민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tvN 드라마 '미생'의 히어로다. 승진보다는 일이 우선인 영업 3팀 오상식 과장으로 분해 장그래(임시완)와 함께 성장했다. 이성민은 tvN 작품을 통해 데뷔 후 처음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해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성민 외에 현재 출연을 확정한 배우는 송선미다. 출산 후 2년 만에 복귀하는 송선미는 극 중 로펌 파트너 변호사 한정원 역을 맡았다. 이성민과 송선미는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 '골든타임'(2013)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기억'에서는 러브라인을 형성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두 사람의 케미를 기대해볼만하다. 그룹 2PM 준호와 배우 이기우는 작품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진 중 가장 베일에 싸여 있는 건 여자 주인공이다. 앞서 김지수가 거론됐지만 그는 “제안 받은 작품 중 하나”라는 입장을 전했고, 동아닷컴 취재에 따르면 40대 톱 여배우는 개인적인 스케줄과 맞지 않아 작품을 고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거론되면서 ‘기억’의 작품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기억’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는 복수 시리즈 KBS2 드라마 '상어'(2013), '마왕'(2007), '부활'(2005)을 함께 제작했다. 세 작품은 사건과 갈등 안에 있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묘사하는 치밀한 구성으로 마니아 시청자 층을 형성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은 바 있다.
특히 '기억'은 제작진 특유의 색깔이 tvN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tvN이 그동안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색이 뚜렷한 장르물을 꾸준히 선보여 tvN 애청자 층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국내 드라마 필수 조건이라 불리는 로맨스 없이도 작품을 완성도 있게 풀어내는 tvN과 박찬홍 감독·김지우 작가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다.
tvN의 자랑 '미생'을 잇는 또 하나의 명품 드라마의 탄생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 3월 방송 예정.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