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짜릿한 승리 뒤 과제로 남은 ‘괴물’ 오타니 공략 법

입력 2015-11-20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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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일본의 신성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가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향후 한국전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두 번의 대결에서 마치 괴물을 상대한 느낌이었다. 최고의 타자들로 구성된 한국타선도 오타니에게 만큼은 힘없이 물러났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 4강전에서 9회 대거 4득점하며 기적 같은 4-3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과는 한국의 짜릿한 승리였지만 일본 선발 오타니는 한국 대표팀 타선을 상대로 2경기 연속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향후 한일전에서 한국에게 골칫거리로 남게 됐다. 오타니는 1994년생으로 어린 나이기에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자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부터 ‘괴물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 160km/h의 빠른 공은 물론 심심치 않게 홈런도 뽑아내며 타격에도 재능을 보여 일본 내에서 역대 최고의 재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오타니의 경기를 직접 보기 어려운 한국에서는 일본 특유의 ‘스타 만들기’의 전형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프로 진출 이후에도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날 1회부터 6회까지 한국은 2회 이대호의 몸에 맞는 볼 외에는 매 이닝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7회 들어서야 오타니에게 첫 안타를 뽑아내며 완벽히 틀어 막혔다. 주심의 일관성 없는 볼 판정이 오타니의 기세를 더욱 올려준 점도 있지만 160km/h을 넘나드는 빠른 볼과 150km/h에 육박하는 포크볼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거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등도 한국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느 정도는 공략이 가능했다. 한국 대표팀 타선이 이 정도로 압도적으로 당한 일본 투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타니는 이날 7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개막전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오타니를 상대로 13이닝 동안 단 3안타 3사사구를 얻는데 그치며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삼진은 무려 21개를 당했다.


과거 한국 대표팀에는 꾸준히 ‘일본 킬러’가 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구대성을 비롯해 이후에는 김광현, 봉중근 등이 일본의 콧대를 통쾌하게 꺾었다. 일본은 매번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이라 자부하고도 덜미를 잡히는 일이 잦았다.


이런 상황이 반대로 이뤄져 오타니 등판이 일본의 필승 공식으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큰 부담감이 될 수 있다. 오타니가 향후 어떤 선수로 성장해 나갈지에 한국도 관심을 놓을 수 없게 된 이유다.


일단 재능은 의문의 여지없이 입증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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