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파행’의 연속, 최민식 손예진은 ‘예의’ 지킨다

배우 최민식, 손예진. 사진제공｜동아닷컴DB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인 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으면서 그 존속 여부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시상식의 핵심 주체인 배우들이 대부분 불참키로 하면서 부실 진행과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까지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장 20일 오후 진행되는 시상식은 7시20분부터 여의도 KBS홀에서 생중계될 예정이지만 전년도 주요 수상자와 해외 부문 수상자 정도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전까지 시상식 참석을 알린 배우는 전년도 주요 부문 수상자인 최민식(남우주연상)과 손예진(여우주연상) 유해진(남우조연상) 등이다. 이들은 “전년 수상자로서 예의를 지키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최민식과 손예진 등은 시상자 자격이지만, 정작 상을 건넬 수상자는 대거 불참한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황정민(국제시장), 손현주(악의 연대기), 하정우(암살), 유아인(사도·베테랑)은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

여우주연상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혜수(차이나타운)를 비롯해 김윤진(국제시장), 엄정화(미쓰 와이프), 전지현(암살), 한효주(뷰티 인사이드) 역시 불참한다. 감독들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의 불참 이유는 ‘스케줄’과 ‘해외 체류’ 등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영화계에서는 ‘시상식의 공정성과 신뢰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는 시선이 나온다.

대종상은 앞서 51년 동안 맥을 이어온 국내 최장수 시상식이다. 하지만 그 명성을 지키지 못한 채 그동안 시상 공정성 논란에 몇 차례 휘말려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파행’이 연달아 터지기는 이례적이다.

파행의 시작은 ‘대리수상 불가’ 방침부터다.

당초 주최 측은 ‘시상식에 불참하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리수상’을 없애기 위해 참석한 후보에 해당 부문의 상을 수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침은 ‘참가상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후 철회됐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영화만 챙기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한류 팬까지 끌어들이며 또 다른 빈축을 샀다.

인기 투표를 어플리케이션과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유료화 했다. 1회 결제에 1100원이 충전해 포인트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유료 투표는 1일에 20회까지 중복투표가 가능하도록 한 점에서 ‘팬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논란으로 또 다른 이어졌다.

이에 대해 대종상은 “정부의 지원 예산으로는 진행이 부족해 인기투표 유료화 과정이 필요했다”고 밝혔지만, 이 투표로 남녀 1위로 뽑힌 김수현과 공효진마저 이날 시상식에 불참키로 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