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이대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루수·DH 한계…경기출전 경쟁력 지적도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한국선수는 단연 이대호(33·소프트뱅크·사진)였다. 그는 2012년부터 4년간 일본리그를 경험했다. 2014년에는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해 2년 연속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심지어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4번타자로 이대호의 이름이 불리자,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명의 일본 팬들도 박수를 쏟아냈다. 그만큼 이대호는 일본에서 남다른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소프트뱅크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그가 미국무대에 도전한다는 얘기에 일본 팬들은 망연자실했다. 이는 일본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 12를 취재하면서 만난 스포츠호치 기자는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에 2년 연속 우승을 안겼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장담했다. 이유가 있다. “일본 투수들은 제구력이 정교한데 홈런과 타점을 많이 올렸다”며 “파워도 대단하지만 선구안이 매우 좋다는 얘기다. 홈런을 칠 줄 알면서 타율도 높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아사히신문의 한 기자는 “이대호는 좋은 타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경기에 나가지 못한다면 아무리 실력이 빼어나도 발휘할 수 없지 않는가. 이대호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뛰어야 한다. 일본리그에선 그런 파워를 가진 타자가 없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이대호처럼 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1루수와 지명타자에 포진해 있다. 경기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 의문이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도쿄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