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석에서 보석으로…‘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다이아걸스

입력 2015-11-23 01: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좌측부터 수아·시유·혜진·연아, 사진|다이아몬드원 엔터테인먼트

재미있는 그룹이 등장했다. 복합적인 의미의 재미를 말하는 게 아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과 발언들로 웃음을 선사하는 그런 일차원적인 재미 말이다.

가수 더원이 대표로 있는 다이아몬드원 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걸그룹 다이아걸스(시유, 연아, 수아, 혜진)가 바로 이 ‘재미있는 그룹’의 주인공으로, 이 친구들은 여타 신인그룹들과 확실히 달랐다.

보통 신인 그룹의 경우 인터뷰를 할라치면 자신들을 어필하기 위한 멘트를 늘어놓거나 이상적인 목표를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다이아걸스는 순수한 건지 능청스러운 건지 지극히 현실적이고, 또 아이돌 같지 않은 발언들이 인터뷰를 수놓았다.

일례로 리더 연아는 리더가 된 이유를 묻자 “노사갈등을 잘 해결해서 멤버들과 회사의 중재가가 되라고 시켜준 것 같다”라고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 엉뚱하다고 해야 할지 모를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더욱이 연아는 농담 삼아 ‘운동을 했었나?’라고 묻자 “운동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했다. 아버지가 씨름 선수출신인데, 아들도 있는데 굳이 딸을 체대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2차성장이 나타나면서 신체 발육이 운동선수의 몸과 거리가 멀어졌다.(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아는 상당한 글래머다) 그제야 아버지가 꿈을 접었다”라고 성장스토리까지 밝히는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다이아걸스에 대해 살펴보면 시유와 연아가 언니라인, 수아와 혜진은 막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이중 시유와 연아는 다소 데뷔가 늦은 편인데, 연아의 이유가 조금 독특하다. 연아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생계유지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며 “부모님을 도와 가게를 보기도 했고, 친구와 옷가게를 하기도 했다. 또 고향이 부산인데, 여름에 좌판을 차려놓고 장사를 하기도 했다”라고 생계유지로 인해 데뷔가 늦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이는 인터뷰 내내 보여준 연아의 지극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성격의 근원을 보여주었다.

또 언니인데다가 사회생활의 경험이 있는 만큼 시유와 연아는 동생들을 챙기는 마음도 각별하다.

연아는 “동생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잘 모르는 게 많은데, 내가 바라는 선까지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을 시유 언니와 내가 가르친다”며 “실력은 점점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인성은 한 번 나쁘게 각인이 되면 나아지기 힘들다. 회사도 그렇고 평소의 내 생활습관도 인성을 중요시한다. 나쁜 이미지로 보이지 않게끔 하는 게 나와 시유 언니의 몫이다”라고 덧붙였다.

연아·혜진, 사진|다이아몬드원 엔터테인먼트


연아의 걱정과는 달리 막내 라인의 수아와 혜진은 말수가 적어 오히려 언니들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 있었다.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수아와 혜진은 “원래 알던 사이이다. 선배의 소개로 오디션을 보고 다이아걸스에 합류하게 됐다”라고 데뷔 배경을 밝혔다.

이중 수아는 큰 눈과 계란형 얼굴 등 전형적인 미녀 스타일인데다가 평균키 172cm인 다이아걸스 중에서도 가장 큰 키(본인의 말에 따르면 173cm)를 지닌 화려한 비주얼의 소유자다.

또 새침하고 도도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멍하고 허술한 모습도 종종 보이는 반전매력을 지니고 있어 남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을 스타일이다.

하지만 막상 수아 본인은 “키가 큰 게 콤플렉스다. 보통 남자 분들이 키가 큰 걸 부담스러워 하더라. 키를 줄여서 말하는 편이다. 직접적으로 ‘거인 같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라고 큰 키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연아는 “키 큰 게 눈에 띄다보니 장점도 될 것 같다”며 “멤버끼리도 각자 이미지를 발전시켜서 시너지를 내자는 말을 많이 한다”라고 덧붙여 콤플렉스도 장점으로 승화시킬 것을 약속했다.

다이아걸스의 막내 혜진은 과묵하고 진중해 보이는 이미지로, 스스로도 “막내 같지 않은 막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무래도 듬직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니 그런 이미지가 잘 맞지 않나 한다. 성숙하고 보이쉬한 느낌이다”라고 자신의 매력을 평가했다.

오히려 가장 철없고 통통 튀는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멤버는 맏언니 시유이다. 실제 시유는 스스로 “팀에서 가장 철없는 언니이자, 순수한 소녀감성을 지닌, 퓨어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맡고 있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또 신인 걸그룹치고는 나이가 조금 많은 편이지만 이번이 첫 데뷔라고 밝힌 시유는 그 때문인지 데뷔 소감을 묻자 “솔직히 많이 긴장된다. 데뷔무대가 확정되고 감동의 눈물이 핑 돌았다. 꿈에 그리던 무대고, 내가 진짜 시작할 수 있는 데뷔 무대이다. 설레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준비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유난히 벅찬 감동을 드러냈다.

물론 이런 감동과는 별개로, 중화권 스타 같은 이미지가 있다는 말에 “초등학교 때 중국에서 유학 온 언니가 있었다”라는 독특한 원인분석으로 큰 재미를 선사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시유·수아, 사진|다이아몬드원 엔터테인먼트


캐릭터는 예능에 가깝지만 데뷔곡 ‘스르륵’은 일단 섹시가 메인콘셉트다.

11월 12일 발매된 ‘스르륵’은 짝사랑하는 이에게 순진한 척 다가가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곡으로, 사운드적으론 드럼, 베이스, 건반의 기본 틀 위에 EDM 사운드와 오케스트레이션이 결합됐다.

연아는 “이번 곡의 모티프가 엄정화의 ‘초대’다. 절제된 섹시미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안무적인 부분에서도 ‘초대’의 박수 안무처럼, 웨이브와 손짓으로 여성성을 강조했다. 또 의상도 가죽, 코르셋, 레이스 세 가지 아이템으로 잡아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가요계를 휩쓸어버릴 자신이 있냐고 묻자 시유는 “다 쓸어버리려고 한다. 남자의 마음을 확 휘어잡겠다”라고 호기롭게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아와 시유는 “안무 선생님이나 프로듀서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원했다. 순수한 이미지 속에서 섹시가 정확한 콘셉트다. 그게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는데, 곡 해석을 깊게 들어가면서 느껴졌다”며 “의상과 안무로 포인트를 강조하고, 그리고 곡으로는 깨끗한 느낌이다. 무조건적인 섹시가 아닌 순수하고 몽환적인 섹시다”라고 청순과 섹시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렸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다이아걸스의 첫 방송무대를 이틀 앞둔 시점으로, 긴장이 될 법도 했지만 의외로 이들은 담담했다.

연아와 혜진, 수아는 이구동성으로 “그냥 방송 끝나면 다시 연습생이 된 기분일 것 같다. 막상 방송국에 가도 별로 실감이 안 날 것 같다”라고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오직 시유만이 “눈물이 날 것 같다. 진짜 너무 원하던 꿈이었고 무대였다. 지금도 눈물 날 것 같다”라고 거듭 데뷔에 대한 감동의 마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에 실제로 13일 진행된 KBS2 ‘뮤직뱅크’의 대기실에서 이들을 다시 만나 기분이 달라졌는지를 물었고, 연아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하지만 현장의 관계자는 “많이 긴장을 해서 오히려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리허설 후 손등을 어디 부딪쳐 상처가 났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더라”라고 스스로 깨닫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음을 증언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뷰 동안 이들은 아직 아이돌의 물이 덜든 상태라는(사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이미지가 강했고, 이는 다이아걸스 스스로도 “우리가 조금 급하게 나온 감은 있다”라고 인정했었다.

물론 이는 실력적으로 아직 완성된 버전이 아니라는 뜻도 있겠지만 좀 더 날것에, 원석에 가깝다는 의미가 더 적합할 듯 하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도 원석 그자체가 아니라 정교한 세공을 거친 후에야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 받듯이, 다이아걸스는 원석에서 보석으로 세공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만한 재미가 있는 그룹임이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아걸스의 현실주의자 연아의 지극히 현실적이고 소박한 목표를 덧붙이는 걸로 인터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선배 그룹중에 다이아가 있다 보니 혼동 되지 않게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 다이아걸스 안에 멤버 혜진, 연아, 수아, 시유가 있다는 기억해했으면 좋겠다”

수아·시유·혜진·연아, 사진|다이아몬드원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