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사관학교 ‘라디오스타’ ②] ‘라스’가 낳고 ‘라스’가 키우다

입력 2015-11-24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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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특집 ②] 왜 여기서 예능 블루칩들이 나올까

'대한민국은 예능 공화국'이라는 말처럼 이미 방송가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상상 이상이다. 이런 막강한 영향력은 당연히 정상의 자리를 노리는 가수, 배우, 개그맨 등 연예인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예능의 영향력만큼 신인들이 설 자리는 매우 적다. 무대가 없으니 아무리 화려한 입담과 끼가 있어고 그걸 보여줄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꾸준히 예능에 쓰일만한 인재를 발굴, 배출해 왔다. '라스'도 이런 자신들의 공로를 종종 인정하며 방송에 직접 언급하곤 하는데 "○○은 우리 덕에 뜬 것 아니냐"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그렇다면 왜 다른 곳도 아닌 '라스'에서 유독 예능 블루칩, 늦둥이들이 탄생하는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수의 게스트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유일한 예능이기 때문"이라며 구조적인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MC들의 진행에 따라 다수의 게스트가 꽤 공평하게 자신의 예능감을 뽐낼 기회가 주어진다"며 "방송에 나오고 안나오고는 게스트 본인의 역량에 달린 구조다. MC들이 소위 '병풍 게스트'를 의도적으로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예능국 관계자는 '라스'의 특징으로 다양한 게스트 섭외를 꼽았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연극 배우, 신인 개그맨, 독특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대담한 섭외가 '라스'의 재미를 더한다는 것.

그는 "우선 이런 구성이 '라스'가 게스트에게 시청률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니 게스트들도 부담없이 자기 원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이게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라스'가 의도하지 않았던 예능 블루칩 대량 생산은 예전부터 이 프로그램이 지닌 '무모함'과 'B급 감성'의 합작품인 셈이다. 게스트 섭외에서부터 질문 구성, MC들 간의 역할 분담 등에 골고루 퍼진 이 초심이 범상치 않은 예능 블루칩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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