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시장, ‘괴물’들이 온다

입력 2015-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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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올 시즌 도중 대체용병으로 KBO리그에 데뷔했던 에스밀 로저스와 총액 190만달러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스포츠동아DB

■ 한화, 로저스와 190만달러 재계약…KIA, 메이저리거 노에시와 170만달러 계약

몸값 상한제 폐지…일본 보다도 베팅 경쟁 우위
로저스 한화 잔류·20대 빅리거 노에시도 KIA행
국내 FA 천정부지 몸값도 용병 시장 활황 한 몫


KBO로 들어오는 외국인선수의 클래스가 달라지고 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선수들이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한마디로 이제 국내구단들이 일본구단들과 붙어도 베팅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형식적으로나마 존재했던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제가 2014년 1월 폐지됐다. 이제 연봉 100만달러(약 11억6000만원) 이상의 몸값으로 발표되는 외국인선수가 적지 않다.


● 몸값 20억원 장벽 돌파한 로저스

한화는 2일 에스밀 로저스(30)와 총액 19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연봉 170만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3일 환율로 계산하면 약 22억1200만원에 달한다. 심리적 장벽인 연봉 20억원이 2015시즌 대체용병으로 영입돼 단 10경기(6승2패·방어율 2.97)만 던진 투수에 의해 뚫렸다. 로저스의 계약이 발표된 날, KIA도 기다렸다는 듯이 헥터 노에시(28)의 영입을 발표했는데 몸값이 170만달러였다. 최고 구속 155km의 직구를 던지는 현역 메이저리거(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노에시는 한국과 일본 구단들이 서로 탐내는 선수였다. KIA가 일본구단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겼다는 뜻이다. 로저스도 일본 이적설이 돌았으나, 결국 한화의 구애에 응했다.

거물 외국인투수들이 몰려오고 있다. KIA가 2일 새롭게 영입한 헥터 노에시는 현역 메이저리거로 총액 170만달러에 계약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 두 투수의 뒤를 이어 올 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에릭 테임즈(29·NC)가 150만달러로 타자 몸값 1위이자, 연봉 랭킹 전체 3위에 올랐다. 이들 3명 외에도 롯데 투수 조쉬 린드블럼(28·120만달러), NC 투수 에릭 해커(32), LG 투수 헨리 소사(30), KIA 타자 브렛 필(31·이상 90만달러)이 2016년 KBO리그 연봉 랭킹 톱10에 들어있다. 두산 투수 더스틴 니퍼트(34)도 협상을 마치면 2015년 연봉(150만달러)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선수로는 한화 김태균(33·16억원)과 정우람(30·12억원), KIA 윤석민(29·12억5000만원), 삼성 이승엽(39·10억원)이 내년 시즌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 ‘비싼 놈’이 ‘더 센 놈’일까?

LG는 2010시즌 에드가 곤살레스라는 현역 메이저리거 투수를 데려왔다. 그러나 곤살레스는 9경기에 등판해 6패, 방어율 7.68만 남기고 퇴출됐다. 미국에서의 경력이 KBO리그에서의 성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로또에 비견되는 외국인선수 시장에서 국내구단들은 그래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 큰’ 베팅을 감행한다. FA 등 국내선수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고용이 ‘유연’한 외국인선수에 돈을 쓰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2016시즌 KBO리그에선 ‘한국형 용병’으로 성장한 기존 선수들과 빅리그 커리어와 막강 파워로 무장한 새 얼굴들의 대결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돈이 몰리는 KBO리그 시장에서 이제 외국인선수들의 자존심 싸움도 점입가경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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