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표 없앤’ 수원삼성 이석명 단장 퇴임

입력 2015-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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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이석명 단장. 사진제공|수원삼성

그룹 지원 감소 등 어려운 살림살이 속 2년 연속 클래식 2위
‘공짜표 없애기’ 정착 등 ‘프로다운 구단’ 만들었다는 평가


“저는 실패한 단장이지만 최고의 서포터, 팬 여러분을 만나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저도 이제 한 명의 서포터로 돌아가 경기장 한켠에서 여러분들과 목청껏 수원삼성을 응원하겠습니다.”

K리크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 이석명 단장이 퇴임한다. 구단은 4일, “그룹 정기 인사에 따라 이 단장이 15일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 단장도 구단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명으로 글을 올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2012년 6월 위기에 빠진 수원을 구하기 위해 5대 단장으로 취임한 이석명 단장은 3년6개월 재임기간 동안 성적은 물론 구단 경영 효율화와 마케팅 혁신 등에서 큰 성과를 냈다. ‘실패한 단장’이었다고 스스로를 낮췄지만, 그에 대한 구단 안팎의 평가는 다르다. 구단 관계자는 “직원들과는 물론, 팬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관계를 만들어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수단과 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항상 애쓰셨다”고 되돌아봤다.

그룹 지원이 줄어 구단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는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이 단장은 서정원 감독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수원이 2014~2015년 2년 연속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유스 시스템 정착에도 누구보다 큰 관심을 기울였다.

더욱이 자생력을 갖춘 ‘진정한 프로팀’을 만들기 위해 공짜표가 난무하던 과거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 올 시즌 홈경기 관중 전면 유료화를 시도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은 ‘홈 평균 관중 1위’ 타이틀은 내 줬지만, 입장 수익이 대폭 늘어나는 등 내실 있는 알찬 성과를 거뒀다. 수원이 올 시즌 달성한 유료관중율 90% 이상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단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3년 6개월 전 부임 시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단장이 되고 싶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했습니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뒤 “그렇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서포터, 팬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구단이 어려울 때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저희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저도 이제 한 명의 서포터로 돌아가, 경기장 한 켠에서 여러분들과 목청껏 수원삼성을 응원하겠습니다”고 적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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