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김승규 이탈?…‘GK 대란’ 오나?

입력 2015-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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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수문장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 김승규(왼쪽)와 수원 정성룡의 J리그 진출이 가시화된 가운데, K리그 골키퍼들의 연쇄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J리그서 좋은 조건에 공식 제안 받아
성남FC 주전 박준혁 다음주 현역 입대
주전 GK 이탈…내년 연쇄이동 불가피


조짐이 심상치 않다. K리그에 ‘골키퍼 대란’이 몰아칠 분위기다.

2015시즌 종료와 함께 시작된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수문장들이 대거 이탈할 전망이다. 유력 행선지는 일본 J리그다. 국가대표인 정성룡(30·수원삼성)과 김승규(25·울산현대)는 이미 좋은 조건의 공식 제안을 받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정성룡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적극적 구애를 받고 있다. 실력도 이미 검증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2차례 월드컵(2010남아공·2014브라질)과 3차례 아시안컵(2007동남아4개국·2011카타르·2015호주)에 나선 정성룡은 K리그 무대에서도 통산 296경기에 출전해 310실점을 했다.

정성룡과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경쟁을 펼쳐온 김승규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얻은 병역면제 혜택을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소 입소에 앞서 구단에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정규리그 118경기에서 124실점을 한 김승규에게 러브콜을 보낸 팀은 빗셀 고베. 울산은 “최대한 김승규를 붙잡고 싶지만, 선수의 의사가 확고하다면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미 정성룡, 김승규의 J리그행이 사실상 확정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이 아닌, 이탈의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군 입대다. 올 시즌 성남FC의 확실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박준혁(28)은 ‘기가 막히게도’ 챌린지(2부리그) 안산 경찰청 입단에 실패했고, 결국 현역병 신분으로 다음주 입대하게 돼 당분간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렇듯 대어급 골키퍼들의 대대적 이탈은 연쇄이동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백업 멤버를 끌어올려 활용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필드 플레이어와 달리 주전 멤버가 아니라면 출전 기회가 지극히 적은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경기감각 ▲동료들과의 호흡 등 여러 모로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성남은 베테랑 골키퍼 전상욱(36)이 있는 반면, 수원과 울산은 확실한 대체자로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벌써 몇몇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모 유력구단의 주전 골키퍼 A와 모 지방구단의 주력자원 B가 이들의 공백을 메울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심지어 이미 검증된 선수 C를 보유한 모 구단은 A와 C의 트레이드를 추진 중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이들 골키퍼를 붙잡지 못할 경우, 해당 구단들은 A와 B 등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할 공산이 크다.

복수의 축구인들은 “아시아권, 특히 일본에서 한국선수들에 대해 대체로 성실하고 팀워크와 적응력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레소 오사카가 J2(2부리그)로 강등됐을 때도 잔류를 택한 국가대표 김진현(28)이 대표적이다. J리그에서 시작될 골키퍼 이동이 K리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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