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도 포스팅 실패 잔류…올 스토브리그 승자는 롯데?

입력 2015-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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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재균. 스포츠동아DB

가히 이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라고 부를 만하다. 2명의 선수가 연달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으나, 구단은 전력을 온전히 지키게 됐다. 여기에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취약 포지션 보강에 성공했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의 포스팅이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외야수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무응찰’이라는 쓴맛을 봤다. 선수들은 해외 진출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구단은 전력 이탈을 막는 효과를 봤다. 특히 소속 선수 2명의 빅리그 도전을 허용한 뒤 모두 팀에 잔류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은 셈이 됐다.

사실 롯데는 올 시즌 종료와 함께 바쁘게 움직였다. CCTV 내홍을 겪고 지난해 11월 구단에 새로 온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이 한 시즌을 마치면서 ‘관찰자 시점’에서 벗어났다. 이종운 감독 경질과 조원우 감독 선임이 그 출발이었다. 여기에 올해 활약한 외국인선수 3명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조 감독에게 ‘취임 선물’까지 안겼다.

그런데 손아섭과 황재균이 차례로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롯데는 KBO의 유권해석에 따라, 둘의 포스팅을 차례로 진행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그리고 전략대로 FA 시장에서 움직였다. 과거 롯데 프런트에서 기대하기 힘들었던 ‘깔끔한 일처리’가 돋보였다.

내부 FA 송승준(4년 40억원)을 잔류시킨 롯데는 시장에서 윤길현(4년 38억원)과 손승락(4년 60억원)을 차례로 품에 안았다. 송승준 잔류로 1∼3선발 유지라는 우선과제를 달성했고, 경험이 풍부한 정상급 중간계투 윤길현과 손승락으로 올해 가장 취약했던 불펜을 보강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에선 외야수 박헌도라는 알짜 보강에도 성공했다. 야수 중 가장 약한 좌익수 경쟁에 활력이 생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체제가 강화되면서 야구단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이제 공은 현장으로 넘어갔다. 선물을 가득 품에 안은 조원우 감독은 어떤 결과를 낼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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