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대호 ML 쇼케이스 ‘운명의 일주일’

입력 2015-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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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파 오승환(왼쪽)과 이대호가 더 큰 꿈을 품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두 선수는 완전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인데다, 일본에서 이미 능력를 검증 받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스포츠동아DB

■ 나란히 미국행, 8일부터 4일간 ML 윈터미팅 참가…‘FA 효과’ 있을까

일본 포기 금전적 손해보다 ML주전 보장이 관건
애타는 한신 가네모토 감독 “오승환 만나고 싶다”


한국프로야구에 이어 일본프로야구까지 정복한 서른세 살 동갑내기 오승환(전 한신)과 이대호(전 소프트뱅크)는 과연 메이저리그(ML)에 함께 입성하게 될까. 롯데 손아섭(27)과 황재균(28)이 차례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었던 빅리그의 문을 과연 이들은 열 수 있을까.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둘은 8일(한국시간)부터 11일까지 4일간 ML 윈터미팅이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을 방문한다. 윈터미팅에는 ML 30개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참가하기 때문에 이만한 쇼케이스 기회가 없다.

먼저 오승환이 6일 미국으로 떠났다. 10월 귀국 후 국내에 머물던 그는 지난달 15일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열흘 가량 체류하며 현지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이후 다시 귀국했다가 최근 일본으로 넘어가 개인 일을 보던 오승환은 6일 김 대표와 함께 일본에서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대표는 출국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사실 한신 구단에서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이 일단 메이저리그 쪽을 알아보려는 의지가 강해 미국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신의 관심이 고맙지만, 이번이 아니면 사실상 ML 진출 기회가 오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신은 몸이 달았다. 지난 2년간 80세이브(4승7패), 방어율 2.25의 기록을 남기며 2년 연속 퍼시픽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오승환의 대역을 찾기란 쉽지 않다. 6일 스포츠호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신 지휘봉을 잡은 한국계 가네모토 도모아키 감독은 “오승환이 없으면 곤란하다.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강하게 잔류를 원하고 있다.

이대호는 7일 미국으로 떠난다. 올 시즌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는 등 2012년 이후 4년간 일본에서 통산 타율 0.293에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도 ML 스카우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대호도 소프트뱅크에 잔류한다면 내년 5억엔(약 47억원)의 연봉이 보장돼 있지만 일단 ML의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오승환과 이대호는 ML 진출 시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이다. 손아섭, 황재균과는 다른 입장이다. 게다가 일본무대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는 ML에서도 더 후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둘 다 1982년생으로 내년이면 30대 중반에 이르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ML 구단에서 제시하는 조건은 일본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둘 다 빅리거의 꿈만 이룰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금전적 손해는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전을 보장하기도 힘들 정도로 박한 대우라면 재고해야 한다. ML은 철저히 연봉 순으로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과연 오승환과 이대호는 윈터미팅에서 ML 구단과 계약에 성공할까. 물론 둘 다 이번 윈터미팅에서 곧바로 행선지가 결론 나지 않을 수도 있다. ML에서도 FA 시장 최대어급 선수의 계약과 이동, 트레이드가 더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각 구단 전력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뒤 불펜과 우타거포 1루수가 필요한 구단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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