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훈련 채비, 역시 이승엽!

입력 2015-12-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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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앞으로 야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 부상 없도록…다음주 훈련 돌입


삼성 이승엽(39·사진)이 다시 뛴다. 대한민국 40대들에게 ‘불혹의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젊은 선수들보다 더 먼저 스파이크 끈을 조인다. 그게 바로 이승엽이 여전히 최고의 현역 선수인 이유다.

이승엽은 8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역대 최초 10회 수상에 최고령(39세 3개월 20일) 수상 기록까지 세웠다. 올 시즌 달성한 통산 400홈런이라는 금자탑이 그를 10번째 골든글러브로 이끌었다. 한국 나이로 이미 불혹을 맞이한 그가 써내려가는 야구의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가 수상 소감으로 “요즘 사회가 많이 어렵다. 힘들어하는 40대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 이유다. 한때 홈런의 상징이자 ‘라이언 킹‘이라는 화려한 별명을 달고 포효하던 그는 이제 선수생활의 끝을 서서히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주위를 살피는 마음의 여유까지 갖췄다.

이 때문일까. 이승엽은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또 다른 책임감을 느끼면서 일찌감치 내년 시즌의 시동을 건다. 이승엽은 “올해 부상을 2번 당했다. 다음 시즌에는 부상 없는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바로 다음주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뛸 때부터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세진 헬스클럽에서 2016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담금질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원 소속구단 삼성과 2년간 36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내심 그 계약이 끝나는 시점을 은퇴시기로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그 결심에 대한 이승엽의 각오를 표현한다.

이승엽은 늘 야구인생의 모든 순간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남은 현역 생활 동안 베테랑 선수들의 가장 큰 적인 부상과 싸우려면 더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남들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이제 남은 2년간 자기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을 해야 할 이승엽은 어떤 모습으로 또 야구팬들에게 환희를 안겨줄까. 그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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