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그레인키 잡은 애리조나…LAD·SF 위협

입력 2015-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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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잭 그레인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커쇼·범가너와 맞대결 벌써부터 기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대 격전지로


1998년 창단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내셔널리그의 신흥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2001년에는 최강의 선발 원투펀치 랜디 존슨-커트 실링을 앞세워 사상 첫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나 블론세이브를 범하기는 했지만, 마무리투수 김병현의 활약 역시 지금까지 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애리조나는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1년 이후로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4시즌을 마친 뒤 애리조나는 왕년의 명투수 데이브 스튜어트를 단장으로 임명했다. 빅리그 개인통산 168승에 1741탈삼진을 기록한 스튜어트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경험한 슈퍼스타 출신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 스승이었던 토니 라루사 구단 운영사장과 힘을 합친 그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였던 잭 그레인키 영입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우완투수 조니 쿠에토에게 6년 1억2000만달러라는 조건을 제시하고도 일언지하에 거절당해 체면을 구긴 스튜어트 단장은 거의 다저스 잔류가 확실시되던 그레인키에게 눈을 돌렸다. 만 32세의 그레인키에게 6년이란 계약기간에 연평균 3440만달러로 최고 연봉자의 영예를 안기는 ‘통 큰’ 베팅을 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이던 강속구 우완투수 셸비 밀러까지 영입하며 최대 약점이었던 선발진을 크게 보강했다. 오프시즌 동안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다저스와 자이언츠를 충분히 뛰어넘을 만한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스몰마켓 구단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가 깜짝 놀랄 만한 투자를 한 것은 홈구장 체이스필드에서 그레인키의 성적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레인키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2013년부터 타자친화적인 체이스필드에서 6차례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방어율은 불과 0.65였다. 그야말로 애리조나로선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특히 클레이튼 커쇼(다저스), 매디슨 범가너(자이언츠)와 펼칠 꿈의 대결은 벌써부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어 관중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6개 지구 가운데 최고 격전지로 떠오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애리조나 방울뱀들의 반격은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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