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테이 “故 신해철과 조승우의 조언, 나를 깨웠다”

입력 2015-12-22 1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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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MBC FM4U ‘꿈꾸는 라디오’에서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긋나긋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목소리로 청취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7년 KBS 쿨FM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 이후 약 8년 만에 라디오 부스에 입성한 테이는 긴장한 기색 없이 차분하게 첫 방송을 마쳤다.

“MBC가 상암동으로 옮겼더라고요. 시스템 적응 때문에 어려운건 있었는데 DJ 자체는 참 즐거워요. 어릴 때 1년 넘게 DJ를 했는데 그때는 즐기진 못했어요. 일이라는 생각에 피곤하기도 하고,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었죠. 지금은 달라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다시 하게 되니 정말 좋아요.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게 됐어요.”


◆ 가수 테이, DJ 테이로 컴백… 연말 콘서트 개최



테이의 라디오 진행은 군 제대 후 처음이다. ‘꿈꾸라’는 앞서 에픽하이 타블로가 1년 7개월 동안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걱정이 앞섰을 터.

“그런 것보다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의욕이 넘쳐죠. 제대 후 불러만 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자세로 지냈어요. 그러다 보니 DJ를 맡을 기회도 찾아온 것 같아요.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즐기면서 해야죠.”

테이는 큰 프로그램을 맡게 된 만큼 청취율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내친김에 1위를 차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말 하고 싶었던 라디오 DJ이니까 무조건 청취율 1위를 하고 싶어요. 라디오 청취율은 시간이 갈수록 쌓여가기 때문에 하루하루 잘 해나가려고요. 목표의식을 갖고 해야죠. DJ를 하는 동안 본업인 가수 활동을 게을리 한다는 소리는 결코 듣고 싶지 않아요. 단순해요. 저에게 주어진 일들을 무조건 열심히,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테이는 지난 10월 새 싱글 ‘그리운 날에는’으로 5년 만에 가요계 컴백했다. ‘그리운 날에는’은 음원 공개 후 네이버 세대 공감 뮤직이 선정한 30대 여성이 많이들은 음악 1위에 올랐다. 테이의 아름다운 음색을 여전히 많은 팬들이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만큼 바쁘게 뛸 계획이다. 오는 24일에는 ‘기쁘다 황태 오셨네’라는 타이틀로 연말 콘서트를 개최한다.

“원래 24~25일 이틀을 하려했는데 대관이 늦어 공연장이 다 찼더라고요. (웃음) 데뷔 10주년 공연을 안했다는 팬들의 불만(?)에 갑작스레 공연일정을 잡았거든요. 그래서 하루 2회 공연으로 일정을 바꿨어요. 사실 올해는 앨범만 발표하고 ‘저 돌아왔어요’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할 계획이었어요.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었죠. 갑자기 ‘복면가왕’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게 됐고,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깜짝 놀랐고 한편으로는 많이 감사했죠.”


◆ “故 신해철, 조승우 응원에 큰 용기 얻어”


최근 테이는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故 신해철 편’에 출연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선곡한 테이는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청중을 감동시켰다.

“해철이 형 편이 아니었으면 거절했겠죠. 형은 tvN ‘오페라스타’에 함께 출연 하면서 알게 됐어요. ‘오페라스타’ 결승전 때 화장실에서 해철이 형이 ‘왜 슬픈 노래를 안 슬프게 부르니? 네가 슬프게 불렀으면 나라도 널 응원할거다. 열심히 잘 해’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그 말이 마음에 콱 박혔어요. ‘역시 선수는 다 아는구나’ 싶었죠. 정말 감사했어요. ‘불후의 명곡’에서 내 노래를 들어야 할 형이 없다는 생각에 정말 슬펐어요. 경상도 남자라 잘 안 우는데도 그날은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간신히 불렀어요.”

사실 테이는 5년이라는 공백기간 동안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입대 후 군 생활 동안 은퇴를 고민했을 만큼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군대 빼고는 다 행복했어요. (웃음) 군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가수 테이’가 아닌 그냥 ‘노래 부르는 군인’이 됐던 것 같아요. 기계처럼 노래를 부른 느낌이었죠. 또 팬들과 멀어지면서 대중들이 날 영원히 잊을 것 같은 두려움까지 생겼어요. 꽤 오랫동안 힘들었어요. 그래서 택한 방법이 버스킹이에요. 스스로 버스킹을 했어요. 할로윈 때는 조커분장을 하고 홍대거리에서 노래를 불렀죠. 경찰에 연행된 적도 있어요. 그러한 시간들 덕택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 것 같아요.”

가수, 라디오 DJ로 활동 중인 테이는 배우로도 주목 받고 있다. 테이는 뮤지컬 ‘명성황후’, ‘셜록홈즈’ 무대에 오르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로 배우 데뷔를 했어요. 가수와는 다른 짜릿한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소속사 몰래 ‘셜록홈즈’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었죠.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열의가 생겼어요. 특히 조승우 형이 예전부터 많은 응원과 조언을 해줬어요. 형이 항상 ‘무대에 서면 즐겁게 하라’고 해요. ‘같이 한무대에서 즐겨보자’는 말도 해주더라고요. ‘명성황후’에서 홍계훈 장군 역을 하고 있는데 승우 형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홍계훈 장군 역이 얼마나 어려운 역인지 형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웃음)”


◆ “남규리와의 철권 승부, 꼭 맞붙고 싶다”


만능엔터테이너 테이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연관검색어가 있으니 ‘테이 철권’이다. 테이의 철권 게임 실력은 연예계 최고 수준. 철권 마니아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오죽하면 테이의 컴백 소식에 누리꾼들이 ‘드디어 철권을 끊고 노래를 부르는구나’라고 반응할까. 술, 담배를 안 하는 테이를 오락실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요즘도 하고 있어요. 최근 부산에서 공연을 하고 부산 친구들을 만났어요. 다른 친구들은 모여서 술을 마시는데 저희는 오락실에서 놀았어요. 근데 남규리 씨를 따로 만난 적이 없는데 철권으로 맞붙었다는 일대기가 있더라고요. (웃음) 고수는 고수가 알아본다잖아요. 언젠가 남규리 씨와 대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붙고 싶어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HI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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